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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보내는 마음

2024.10.4.가라한다고 진짜 가냐? 막 그럴때 있잖아요

  계절은 다시 걸음을 재촉하고 있고 여름에 입었던 상처 위에 내려 앉은 검은 딱지를 이제는 선선한 바람이 핥기 시작했습니다.

-책 <나를 위한 하루 그림>에서


갑자기 가을이 되었다.


얼마전 만해9월 날씨가 여름 날씨라고 불평했는데 창문을 여니 가을이다.


흔적도 없이 여름이 사라졌다

내 말을 들었는지 내쫓기듯 달아났다.

내 마음을 알았는지 여름은 얼른

가을에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마치 보란듯이


8월 더운 어느날,

시간이 얼른 흘러가 버리길 바랐다.

하지만 유난히도 길어진 여름에

여름에 입었던 상처에 무디게 적응해가고 있었다.

찌는 듯한 더위에 잊기도 했다가 ,

땀이 흘러 가끔 따갑기도 했다가,

계절과는 상관없이

상처는 나의 한 부분으로 아물어가고 있었다.


가을이 왔다.

새로운 계절 안에서 다시금 상처를 바라본다.


아, 딱지가 앉아있었구나.


계절이 바뀌면 잊혀지겠지 했던 상처를

오히려 가을 바람과 함께 다시 만져본다.

이러려고 여름이 가라고 했는것은 아닌데

갑자기 가버린 여름이 밉다.


내 마음은 날씨보다 더 변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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