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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 Sep 05. 2022

좋은 친구관계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결혼을 하는 친구 덕분에 모임을 갖게 되었다.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밀려있던 근황과 고민을 나누었다. 돌아오는 길이 즐거웠다. 이렇게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즐거울 수 있구나 싶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모임에 대해 굉장히 회의감을 느끼곤 했다.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이 조금 찝찝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몇 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떤 차이점이 있었던 걸까. 단순히 누구를 만나느냐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났을 때는 ‘나’의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였다.




만나기만 하면 남의 이야기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누구누구 친구의 험담. 회사에서의 이상한 상사의 이야기. 가족의 이야기 등등. 나 자신보다 남의 이야기가 모임의 주제였던 적이 많았다. 특히 대부분의 남의 이야기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았다. 스트레스를 푸는 주제로 남의 나쁜 이야기를 불태워내고 나면 꼭 나의 마음속에 새까만 잿 덩어리가 가라앉은 것 같았다.


너무도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이기에 남의 이야기가 끼어들 여력이 없었던 것도 맞다. 하지만 그것을 떠나서도 서로의 근황, 요즘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로 이야기를 채우고 나니 다시 사회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몰랐었던 세계의 이야기도 신기하고, 그 사이 성장한 친구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확실히 ‘나’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니 모임이 즐겁다.




나이가 들고 생활이 달라질수록 친구를 만나기가 더욱 힘들다. 하지만 요즘은 SNS로 근황은 대략 다 알고 산다. 그러니 모임을 자주 하지 않아도 이미 연결은 되어있다. 그렇다면 시간을 내어 귀중한 시간에 모임을 한 자리에서 굳이 남의 이야기로 그 시간을 채울 필요는 없다.


서로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힘듬은 도닥여주고, 고민은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시간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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