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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tter Me 김진세 Sep 07. 2023

자신을 표현하며 사는 나

BetterMe: 24개의 더 나은 자아로 1년 살기 프로젝트

자기표현의 의미

    우리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안에서 우리는 갈등을 경험하기도 하고, 위기에 직면하기도 한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즐거워하며 시간이 멈추길 바랄 때도 있다. 그 장면 안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한다. 이 드라마 안에서 우리가 쉽게 잊는 사실이 있다. 그건 바로 내가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이 주연으로 살아가야 하는 인생에서 다른 사람의 '플러스 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의 아내 또는 남편으로, 누군가의 엄마로, 누군가의 딸로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부모의 그늘에 갇히거나, 부모나 자녀의 역할을 감당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한다. 혹은 자신의 이름 옆에 붙어 있는 호칭에 길들여진 경우도 있다. 선생, 박사, 집사, 부장 등의 호칭이 기대하는 사회적 또는 종교적인 기대에 맞추기 위해 가면을 쓴다. 이런 경우 자신을 억누르며 너무 오랜 시간을 살아서, '나 다움'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무채색과 같은 드라마가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내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알고 연기하는 것만 확인하면 된다. 여기에 더 나은 자아로 살아가기 위한 자기표현의 중요성이 있다. 자기표현은 말하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는 나의 세계를 다양한 표현도구를 사용하여 밖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말한다. 자기표현은 관계 안에서 사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다. 이것으로 타인과 연결되는 형태 및 깊이가 결정되고, 거리와 경계가 조절된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뭘 그렇게 다 표현하며 사냐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을 몰라주면 화를 내는 것이 인간이다. 특히 부부 관계가 그렇다. 부부를 상담하며 "그걸 굳이 다 말해야 아나요"라는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 이렇듯 우리에겐 상대의 이해가 필요 없는 것 같아도, 사실 자신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감춰져 있다. 예전에 GOD라는 그룹의 노래에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가사가 있었다. 자녀의 어린 시절 나는 짜장면이 싫다고 한 어머니는 결국 뒤늦게 깨달은 자녀가 부르는 노래도 듣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와 자녀 모두 행복하지 않은 결과다. 엄마도 짜장면이 좋다고 나눠먹자고 했으면 어땠을까. 


자기표현의 요소 

    자기를 표현하기 위해선 '나'를 구성하는 것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에 선뜻 답을 하기는 어렵다.  너무 다양한 요소들이 나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아래의 요소들을 살펴보자. 

인지: 어떤 상황이나 현상을 경험하며 떠오르는 생각, 의견, 판단, 분석 등이 인지적 구성요소다. 

감정: 자신이나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하여 느끼는 정서들로 즐거움, 슬픔, 분노,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이 포함된다. 

욕구: 인간의 내면에 가지고 있는 욕구들로 성공, 사랑, 성장, 자유, 독립, 연결, 수용 등이 있다.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욕구, 주목받고 싶은 욕구 등도 흔히 발견되는 욕구다. 

경험: 태아기부터 영아기,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 장년기, 노년기에 이르는 생애주기 또는 삶의 경로 안에서 경험했던 다양한 일들과 그 경험을 통해 얻은 유익들도 나를 구성하는 요소다. 

종교적 믿음: 자신이 속한 종교에서의 활동 믿음의 대상과의 인격적인 관계 등도 자아감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성격적 특징: 한 개인이 보이는 반응과 행동 뒤에 자리한 성격적인 특성도 중요한 요인이다. 외향적, 내향적, 분석적, 공감적, 관계 중심적 등 다양한 특성이 있다. 

삶의 가치와 목표: 삶의 방향과 존재 의미 등도 나를 구성하는 필수요소다. 자신이 세상에서 중요시 여기는 것, 추구하는 최종 목표 등은 표현하지 않으면 남들이 잘 알 수 없다.   

 

자기표현의 유익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며 사는 것은 우리 삶에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첫째, 정신건강이 향상된다. 자신을 억누르며 살아온 사람의 내면에는 억울함과 분노가 차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공정한 것과 불공정한 것에 몹시 예민하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통해 부정적 감정이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것은 사람을 조금 더 여유 있게 만든다. 이것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으로 다시 이어지는 선순환 관계를 만든다. 

    둘째, 자기 인식이 증가된다. 자기표현을 하기 위해선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분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표현이 되면 관계 안에서 반영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 그런 반응들을 다시 처리하며 다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스스로의 생각과 감정과 가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셋째, 인간관계가 강화된다. 내면을 숨긴 채 사람들을 대하는 것은 가면을 쓰고 만나는 것과 같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욕구와 취약함을 가리느라 경계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경직된 거리를 형성하여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반면 자신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것을 통해 진실하게 맺어진 관계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을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기반으로 관계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넷째, 자기 이미지가 개선된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되고, 이것은 자기에 대한 향상된 가치감과 자기 효능감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우리는 발전적이고 창의적인 관점에서 스스로를 개선해 나갈 수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로 인해 희생을 당했거나, 고통을 당한 사람이라는 피해자 인식을 극복하게 된다. 

    다섯째, 문제 해결 능력이 좋아진다. 자신을 누르며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의미부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표현하지 않으면 우리의 속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은 상호작용에 노출한다는 것과 같다. 그 안에서 우리는 자신의 것을 수정하고, 타인의 것을 분석하며 더 좋은 문제 해결 방법을 배우며 성장한다. 


자기표현의 오해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을 자신을 표현하기를 주저한다. 이것은 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자기표현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살펴보자. 첫째, 자기표현은 타인의 승인을 구하는 것으로 치부하는 오해다. 우리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인정이나 공감을 얻을 수도 있다. 물론, 자신 내면의 연약함과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내 생각과 감정이 괜찮은 것임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면 문제가 된다. 그러나 그런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면, 자기표현은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는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둘째, 자기표현은 자신의 필요와 욕구만을 주장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생각이다. 어떤 사람들에겐 자기표현이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자기표현이 상대의 수용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것 역시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오해다. 자기표현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다름을 인식하고 서로 중재하며 조절하는 경험을 통해 오히려 관계를 더 건설적으로 만들 수 있다. 

    셋째, 자기표현은 겸손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오해다. 자기를 낮추거나 희생하는 것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높은 가치다. 그렇지만 자기의 의견과 감정,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것이 결코 타인의 것을 무시하거나 억누르려는 행동은 아니다. 자신의 내면을 잘 인식하고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타인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능력도 큰 경우가 많다.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것을 좋지 않게 보는 몇몇 주변 사람의 시선과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 그 사람들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라벨을 붙이며 자신을 누르는 수동적인 삶을 살도록 만든다: "너는 착해서 좋다", "너는 예의가 바르다", "너는 양보를 잘한다", "너는 잘 참는다", "너는 늘 남을 먼저 생각한다." 이런 언어들이 자신을 얽어매는 굴레가 되어 정말 그렇게 살지 않으면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면, 나는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자기표현의 오해는 우리가 이렇듯 많은 타인의 프레임들을 극복하는 과제의 큰 장애물이다. 우리의 삶에서 자신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것의 힘을 완전히 깨닫기 위해 이러한 오해들을 인식하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표현의 방법

    자기표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표현방법을 통해 자신을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까운 사람 그리고 안전한 사람을 중심으로 자기표현을 시작하면 부정적 반응에 상처받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의사소통 방식으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다. 

    많이 사용되는 방법 중 하나는 '나 전달법으로 자기표현하기'다. 감정이나 생각의 표현은 나 전달법_I message의 방법으로 시작할 수 있다. 상대방의 언어나 행동, 혹은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나의 상황을 전하는 것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약속을 어길 때 속으로 '다시는 저 사람이랑 약속을 하지 말아야겠다. 잘해줘 봐야 소용이 없네'라고 생각하고, 불편한 마음을 돌려서 표현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의 행동에 비야냥거리 거나, 냉소적으로 반응하곤 한다. 이걸 우리는 수동 공격성_Passive Aggressiveness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반응하는 것 대신에 "당신이 자꾸 약속을 어겨서 나는 너무 불쾌하고, 기분이 상해. 나랑의 약속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겨져서 너무 화가 나"라고 말하는 것이 나 전달법이다. 이때, 원망이나 비난의 말투를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나의 말투에 상대방이 습관적으로 예민한 방어 형태로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표현 이후에 상대방을 교정하려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그러니까 다시는 약속을 어기지 마" 또는 "약속을 어기려면 잡지도 마"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도 상대방을 저항하게 만들 수 있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겐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꽤 큰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다. 도움이 되는 방법 중 하나는 나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문장을 카드에 적어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나는 _____ 때 ____한 감정을 느낀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_______ 생각이 든다"는 형식으로 적어 말하면 된다. 거울 속 자신에게 차분한 음성으로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 익숙해지면 나를 무시하는 부모에게도, 나를 우습게 여기는 자녀에게도, 나를 섭섭하게 만드는 배우자에게도 담담하게 나의 마음과 생각을 전할 수 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비유로 표현하는 것을 권한다. 예를 들면, 초라하게 느껴질 때 "신발에 붙은 껌딱지처럼 느껴져"라는 표현을 쓴다든지, 비참하게 느껴질 때, "쓰레기통에 새어 나온 음식물 같아"라고 표현을 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더 극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표현을 한 후에는 그 자리를 피해도 상관없다. 표현의 목적은 나의 상황을 전하는 것이지, 그 사람의 달라진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를 표현하는 것은 밭에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 작지만 반복된 작은 자기표현들 중에 단 몇 가지라도 긍정적 반응을 얻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결국 나는 다른 사람의 반응 없이도 괜찮은 더 자신감 있고 독립적인 자아로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자기표현의 방법은 창의적인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글쓰기다. 에세이나, 시, 소설, 동화, 자서전 등을 쓰며 자신의 내면세계를 밖으로 드러낼 수 있다. 글쓰기를 위한 클래스에 참가하여 글을 쓰는 법을 배우는 것도 좋다. 과제로 주어진 글쓰기를 따라가다 보면 글쓰기가 편해질 것이다. 요즘에는 글쓰기 플랫폼이 많다. 블로그나 브런치 등을 사용해서 일상을 조금씩 나누는 것도 멋진 일이다. 이런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며 억눌렸던 감정의 해소와 더불어 자유함을 느낄 수 있다. 표현이라는 목적을 고려하면 글을 쓰고 함께 나누는 소그룹 모임을 활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조금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신을 표현한 글들을 사람들과 나누다 보면 점점 자연스럽게 자신을 개방할 수 있게 된다. 


자기표현 연습하기

자기표현을 연습할 수 있는 기본적인 문장이 있다. 그 문장들을 완성하며 표현하고 싶은 내면을 잘 헤아려두자. 

나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사람이 싫다. 

나는 세상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곳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 자신의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점이 만족스럽다. 

나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때 비참함을 느낀다. 

나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때 외롭다. 

나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때 두렵다. 

나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때 화가 난다. 

나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사랑을 하고 싶다.

내가 잘 표현하는 감정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내가 잘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나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사람과 함께 늙어가고 싶다. 

나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 

나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내 인생 경험 중에 가장 값진 것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나는 하나님(종교의 대상)과 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한 관계이고 싶다. 

내 성격 중 마음에 드는 것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내 성격 중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나에게 사람들과의 관계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의미다. 

내 삶의 목적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내 삶의 우선순위는 1) _________________, 2) _________________, 3) _________________이다. 




성장 그룹을 위한 나눔 질문

1.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 홀로 서서 큰 소리로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라고 외치고 있은 정말 알리고 싶은 나 혹은 고유한 나를 (감정, 생각, 욕구 등)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예, 나도 누군가에게 존중받아야 하는 귀한 사람이라고!)

2. 혹시 남의 눈치를 살피는 것들이 있나요? 눈치를 보는 것 대신에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을 기록하여 나눠봅니다. 

3. 내 존재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나요? 그 사람이 나를 알아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그 사람이 알아준 나의 내면을 내가 남들에게 먼저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4. 위에 적은 자기표현 연습하기를 다른 사람들 또는 그룹원들과 함께 나눠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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