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tter Me 김진세 Oct 13. 2023

혼자서도 괜찮은 나

BetterMe: 24개의 더 나은 자아로 1년 살기 프로젝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SNS라는 말은 Social Network Service의 줄인 말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2010년 이 용어를 '누리 소통망 서비스'로 순화하여 사용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 이후 2017년에 '사회 관계망 서비스'를 대체 언어로 추가하였다.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틱톡, 링크드인과 같은 회사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한다.  그들은 SNS를 통해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파악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 및 일상을 나누며 때론 수입을 창출하기도 한다. 반면에 수많은 사람들은 그저 무료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SNS를 하며 심심함을 달랜다. 그런 서비스 안에서 댓글, 좋아요, 공유, 팔로우, 구독 등을 통해 사회관계 안에서 상호 작용하며 관계를 생산하고 유지한다. 

    이러한 비대면 소통의 증가가 개인이 느끼는 행복감을 증진시켜 주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등 긍정적인 심리적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 반면 다양한 연구들은 SNS의 지속적 사용이 불안과 우울, 외로움을 증가시킨다고도 보고한다.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의 일면을 가장하여 보여주며 그들의 선망이 되는 것이 일종의 문화가 되었다. SNS에 보이는 타인이 준비한 일종의 '쇼케이스'다. 그렇게 선별된 혹은 가장된 타인의 삶과 자신을 비교한다. 그런 상향비교를 통해 우울로 이어지는 열등감 및 낮은 자존감의 고통을 겪는다.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음에도 사람들은 SNS에 몰두하고 심한 경우는 미디어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이것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인간의 속성 때문이다. 사회적 위축이나 고립을 경험하며 타인과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외로움이 찾아온다. 이 외로움은 생존의 문제로 여겨지기 때문에 사람은 본능적으로 타인과의 연결을 시도한다. 그 욕구를 다루는 일에 최적화돼 있는 것이 바로 SNS다. 관계에 취약함을 가진 사람들이 호소하는 포모(FOMO_Fear of Missing out)라는 용어가 있다. 자신이 포함되지 않음에 대한 두려움이다. 다른 이들이 갖는 이벤트, 사건, 관계, 경험 등을 지속적으로 보며 그런 다양한 사회관계 또는 활동에서 자신이 제외되면 안 된다는 두려움이 형성된다. 이것은 그들을 미디어에 몰두시키는 주요 예측 변수다. 


외로움과 고독

    이렇듯 외로움을 잘 다루지 못하면 관계와 소통에 병리적으로 얽매일 수 있다. 외로움은 비자발적인 홀로 있음으로 인한 사회적인 고립과 공허함으로 특징 지워지는 부정적인 심리상태다. 지속된 외로움은 불안, 슬픔, 우울과 같은 정서들과 연결이 된다. 특별한 경우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공감과 수용 등 특수한 연결 정서가 소위 생존을 위해 필요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경험하는 외로움은 상황요인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런 외로움은 존재론적인 외로움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외로움으로 인해 삶의 동기가 상실되면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역할에 소홀하게 된다. 거기서 또 다른 관계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낮은 자존감을 부정강화시키는 연쇄 작용을 일으킨다. 이는 사회적 철회와 고립으로 연결되어 개인이 더 큰 외로움을 경험하게 만든다. 그 결과 외로움을 경험하는 개인의 신체적, 심리적, 영적인 영역은 피폐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외로움은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불쾌한 감정이라 말할 수 있다.

    홀로 있다는 것이 다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Solitude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고독으로 번역이 된다. 사회로부터 자발적으로 홀로 떨어져 있는 상태를 의미하기에 어떤 사전에선 '(특히 즐거운) 고독'으로 설명한다. 사회과학 연구에선 자발적인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자기 결정적 고독동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환경을 조절하는 능력과 자율성을 지닌 인간이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스스로 홀로 있음을 결정할 수 있음을 근거로 삼는다. 홀로 있음의 상태를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은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고독의 긍정적 경험은 홀로 있는 시간 동안 스스로를 성찰하는 것, 평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는 것, 자신의 존재의식을 강화하는 것, 정서를 조절하는 것을 포함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능력도 이런 시간을 통해 강화된다. 또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나 효율적 문제 해결 방안을 위해서도 이 자기 결정적인 고독은 유익이 된다. 관계를 잠시 비워둔 공간을 통해 더 많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자발적 고독을 통해 자신을 돌보고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자기 결정적 고독

    자신이 외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홀로 있음의 유익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특히 앞서 언급한 '존재론적인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은 외롭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물론 관계 욕구로 인해 병리적인 증상들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전문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하다. 여기서 우리는 '더 나은 나'로 살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자기 돌봄의 방법으로 자기 결정적인 고독을 말하고 있다. 그 가능한 연습을 위한 핵심 단어는 '자기 결정 수준'이다. 즉 자신 스스로 동기를 강화하여 결정한 홀로 있음이 그 유익을 경험하는데 핵심 요인이다. 다시 말해, 회사일을 끝내고 혼자 TV를 보는 것이 반복된 일상의 일부로 의식적 과정 없이 이뤄진다면 이것을 통해 고독의 해택을 얻기는 어렵다. 우리에겐 그 순간에 대한 의미 부여와 그것에 상응하는 활동 계획이 필요하다. 

    

스스로와 약속 잡기: 친구를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내듯 자신과 일대일로 만나는 약속을 잡는다. 보통의 약속처럼 자신과도 특별한 시간을 정한다. 

나만의 고독 공간 정하기: 자발적인 홀로 있음을 실현할 수 있는 장소를 정한다. 일반적으로 음악이 좋은 커피숍이나 풍경이 좋은 공원의 어느 의자 혹은 조용한 강가 등 혼자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한 장소가 좋다. 

전자기기 미뤄두기: 전화기나 컴퓨터와 같은 기기를 통해 소셜 미디어에 접근하게 되므로 이것들을 치워두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해진 시간에 의도적으로 알림 기능을 끄거나 전화기를 무음으로 설정해 두고 고독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다.   

활동의 의미 부여하기: 홀로 있는 시간을 활용하여하는 다양한 활동들에 부여할 의미를 정한다. 시간을 때우거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다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의미가 아니다. 홀로 있음을 통해 내가 얻는 유익이 그 행위의 이유가 되고 그것이 의미가 된다.  

고독을 위한 활동 정하기: 글쓰기, 그림 그리기, 컬러링북하기, 침묵 산책, 책 읽기, 등산하기, 음악감상, 일기 쓰기, 화분 가꾸기, 미술관 방문하기, 묵상 등이 가능하다. 고독 활동 노트를 휴대하여 활동하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며 자신의 내면을 정리할 수 있다. 아래는 고독 활동 노트의 예다. 


날짜: [활동을 한 날]

활동시간: [활동을 한 시간과 그 길이]

장소: [활동을 한 곳]

목적: [오늘 왜 이 활동을 골랐는지의 의도나 이유]

활동: [의도적인 홀로 있음을 위해 한 일]

사진: [남겨 놓고 싶은 장면]

생각: [활동을 하며 들었던 생각, 얻게 된 통찰, 자신과 세상에 대해 배운 점]

감정: [활동을 하며 느꼈던 구체적인 감정, 그리고 다양한 감정의 역동]

도전: [홀로 있음을 방해한 것들]

감사: [자신의 고독 활동과 관련되어 감사할 것들]

미래 활동을 위한 제언: [다음 고독 활동을 위한 자신을 향한 조언]

적용: [오늘 활동 후 자신의 삶에 적용할 것들]

추가사항: [추가로 기록하여 남기고 싶은 사항들]


    이런 고독 활동 노트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고독의 순간들과 그 안에 머물렀던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는 것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성장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기록하는 것 자체에도 치료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서 꼼꼼하게 기록하는 것이 유익하다. 


       혼자 할 수 있는 것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의 기준이 명확한 것이 있다. 반면에 혼자 할 수도 있고 함께 할 수도 있는 활동도 있다. 누군가와 함께하지 않으면 못한다고 생각되는 많은 것들이 점점 혼자 해도 괜찮은 것들로 여겨진다. 혼자 여행을 하는 것도 혼자 밥을 먹는 것도 이젠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다. 혼자 커피를 마시는 것, 혼자 영화를 보는 것, 혼자 등산을 하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의도적이고 자발적인 혼자의 시간을 통해 자신 안에 많은 공간을 허락할 수 있다. 그 공간에 깊은 성찰과 창조적인 아이디어, 섬세한 감정과 꿈을 담을 수 있다. 타인과 함께 함에 너무 많은 힘과 시간과 정서를 쏟고 있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몹시 필요한 일이다. 

    더 나은 나로 살아가는 나는 함께 있음의 즐거움과 더불어 혼자 있음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불필요한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소모적인 사람들과 작별할 수 있으며, 과도한 타인 의존에서 벗어나는 의지를 가진 즉 홀로 있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외로움조차도 자기 결정적 고독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게 우리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사회관계의 망에 걸려 있는 수백만의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닌 자율성을 지닌 인격체로서 스스로를 지탱하며 사는 멋진 삶으로 한걸음 내딛는다. 




성장 그룹을 위한 나눔 질문 

1.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사용하며 개인적으로 얻고 있는 유익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반면에 그 사용을 줄여야겠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어떤 이유였나요? 

2. 살면서 외로움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려 봅니다. 

    a. 언제 외로움을 느꼈나요? 

    b. 외로움을 어떻게 다뤘나요? 

    c. 그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요? 

3. 자기 결정적 고독을 경험한 적이 있었나요? 어떤 상황이었나요? 어떤 유익을 얻었나요? 

4. 저자가 언급한 고독을 위한 활동 중에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함께 나눠봅니다. 

5. ‘나는 혼자서도 괜찮다’는 말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서 설명한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click! [저자 책 만나기] 불안작별법: 불안과 헤어지는 30가지 자기 돌봄 가이드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2479527


이전 19화 내면을 보는 통찰력을 지닌 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