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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신을 알라, 그 첫걸음

테스형과 함께하는 취향 분류

by 방향

AI와 타인에 의존하지 않는 메타인지에 소크라테스식 문답법만큼 효과적인 게 또 없지요. 연휴를 맞아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읽은 책 중에 오랫동안 제 책장에 한구석에 누워있던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 문고본을 읽었습니다. <프로타고라스>의 주요 내용은 소크라테스가 자타공인 "소피스트"인 프로타고라스와 나눈 문답입니다. 이번 편을 어떤 식으로 쓸까 고민하던 차에, 소크라테스가 프로타고라스에게 긴 말하지 말고 질문에 대해 독자적으로 생각해서 짧게 답해주지 않으면 집에 가겠다고 얘기하는 장면을 읽게 되었습니다. 오호라, 안 그래도 스스로의 취향을 분석하기 위해 질문들을 제시했었는데, 이참에 소크라테스가 말한 대로 단답이 가능할 정도로 간결하게 질문들을 쪼개서 각 질문에 하나씩 답을 해보겠습니다.


우선 지난 글에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감각적으로 만족스러운 것들과 정신적으로 만족스러운 것들로 두 가지로 분류하기로 해놓고서는 둘 다 만족시키는 세 번째 경우를 적어놓은 게 당황스러우셨을 분들도 계시겠지요. 제 감각과 정신을 모두 만족시켜 주는 경우도 좀 더 엄밀하게 구분해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로는 저를 감각적으로 만족시키는 동시에 감각 외적인 부분을 통해 정신적인 만족까지 이르는 종류의 것들이 입니다. 저는 이런 것들은 일차적으로 <감각적으로 좋은 것>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이런 것에는 특별한 맥락이 동반된 미식과 예술 경험이 있습니다. 대체로 한 이 분류에 속하는 <감각적으로 좋은 것>들은 탁월한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면서 감각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게 만들거나, 감각 자체가 특정한 맥락 하에서 주어지게 됩니다.


둘째는 반대로 저를 정신적으로 만족시키면서 제 상상력을 이용해 제게 감각적 만족까지 선사하는 <정신적으로 좋은 것>입니다. 여기에 속하는 것들로는 문학과 사회적 교류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다들 소설에 나온 아주 훌륭한 묘사 등을 통해 그 장면의 냄새를 맡아보거나 당사자가 된 듯한 경험 한 번씩은 갖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대체로 이 분류에 속하는 <정신적으로 좋은 것>들도 앞선 경우와 마찬가지로 개인화된 탁월한 정신적 경험을 제공하지요.


정리하자면 제가 좋아하는 것들은 역시 크게 <감각>과 <정신> 두 가지 중 하나를 만족시키는 것들로 구분이 되며, 개 중 다른 것보다 탁월하게 <감각>이나 <정신>을 만족시키는 것들은 정신활동을 통해 다른 쪽 요소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련의 생각을 통해 <감각과 정신적인 부분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라는 분류가 <두 분류 중 하나에 속하지만 탁월한 것>들로 바뀐 것에 잠시 주목해 볼까요?


"탁월한 경험"은 정신활동을 통해 <감각>과 <정신>,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만족감을 준다는 제 경험칙에 여러분들도 동의하실지 모르겠으나, 우선 그렇다고 믿고 생각을 좀 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훌륭한 감각을 제공하는 것>과 <훌륭한 정신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정신활동을 통해 다른 쪽의 만족감을 준다는 점은 첫째로 개개인에 따라 그 양상이 다를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로 <감각적 취향>과 <정신적 취향>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정신적 경험>이란 것도 인체의 감각에 기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 <감각적 취향>과 훌륭한 감각 경험이 어떠한 정신적 만족감을 주는지를 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정신적 취향>을 더욱 잘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인체의 감각이라는 것은 성장과 노화의 단계에 따라서도 달라지니, 먼저 시기에 따른 제 <감각적 취향>과 이에 동반되는 <정신적 만족감>의 변천을 통해서 제정신의 방향성을 우선 파악해보려고 합니다.


(취향 크레바스 3편으로 이어집니다.)



소크라테스가 누군가와 문답을 할 때면 함께 있던 다른 아테네 사람들도 한 마디씩 얹었다고들 하지요. 여러분들께서 소크라테스와 문답하는 저를 구경하러 온 플라톤이 되어 한 마디씩 얹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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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목록:

1부 방향 매니페스토 - 1 :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의 두려움

1부 방향 매니페스토 - 2 : 방향의 의미

1부 방향 매니페스토 - 3 : 나를 위한 글쓰기

2부 취향 크레바스 - 1 : 쌈띵 온 열 마인드?

2부 취향 크레바스 - 2 : 너 자신을 알라, 그 첫걸음

2부 취향 크레바스 - 3 : 입맛의 미학 (1)

2부 취향 크레바스 - 4 : 입맛의 미학 (2)

2부 취향 크레바스 - 5 : 입맛의 미학 (3)

2부 취향 크레바스 - ?? : 내 마음이라는 설원

4부 돌아가는 펭귄 드럼 - ?? : 삶을 위한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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