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기업의 굿즈들이 늘어난 이유, 현시대의 편의점 광고 역할
편의점 도시락 사면 주식이 덤?!
2021년 주식 열풍 속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주식 증정 도시락이 있습니다.
이마트24, 하나금융투자가 콜라보한 4900원 주식도시락이 그 주인공이었죠. 당시 최고가 42만 원의 네이버부터 최저가 3470원의 대한해운 주식 중 1주를 무조건 증정하는 이벤트 도시락이었습니다.
저도 한번 구매해 봤었는데 제일 저렴한 대한해운이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ㅜㅜ
이 주식도시락 외에도 골뱅이 맥주, 천마 팝콘, 노티드(도넛) 맥주 등등 최근 편의점에는 너무나도 다양한 콜라보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한 2020년 이후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편의점 콜라보 제품은 최근에서야 등장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혜자롭다'는 신조어까지 만든 '김혜자 도시락'도 GS25와 김혜자 배우님의 콜라보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12년 전인 2010년에 나왔을 정도로 편의점 콜라보 제품의 역사는 꽤나 오래됐어요.
(절친 김수미 배우님에 따르면 사실 김혜자 배우님은 찌개도 못 끓일 정도로 요리를 못하신다고..는 우리끼리의 비밀!)
하지만, '김혜자 도시락' 이후에 간간이 나온 편의점 콜라보 제품들 중 기억에 남는 제품들은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최근처럼 많은 콜라보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지도 않았고 백종원 도시락, 동원 참치라면 등 이해 가능한 산업 간의 콜라보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왜, 언제부터 편의점 콜라보가 대유행하기 시작했을까요?
기업들이 편의점과 콜라보하기 위해서 기상천외한 제품까지 내놓으면서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같이 알아보러 떠나보시죠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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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식상해져가는 콜라보의 새문을 연건 2020년 5월 출시된 곰표 맥주입니다. 밀가루를 만드는 대한제분, 맥주를 만드는 세븐브로이, 편의점 CU가 합작하여 만든 맥주이죠.
이 맥주는 입소문과 나혼자산다와 같은 방송을 타며 품절 행진을 이어갔고 대량 물량이 풀린 2021년 5월 하루에만 15만 개를 팔면서 카스를 뛰어넘어 편의점 맥주 1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 성공에서 희망을 본 것일까요? 식품과 거리가 먼 여러 기업들이 편의점 콜라보 제품들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맛소금 팝콘, 말표 맥주 등등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다소.. 이상하면서 참신하고 다양한 콜라보 제품이 탄생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이렇게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이 편의점 콜라보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곰표 밀맥주 같은 대박 상품을 만들어서 제품 판매 수익을 거두자!라는 판단일까요?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엄청난 매출을 이끌고 있는 곰표 밀맥주도 처음에는 곰표의 낡은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탄생한 제품입니다.
주식도시락은 가격이 4900원인데 최소 3000원 이상의 주식 1주를 100% 제공하면서 사실상 마진이 남지 않습니다. 왓챠 팝콘 역시 2000원 팝콘에 왓챠 무료이용권이 들어있기에 수익이 거의 없죠.
이와 같이 최근의 콜라보 제품은 수익보다는 기업들의 제품, 서비스를 홍보하거나 리브랜딩을 위한 하나의 마케팅 수단의 역할이 더 큽니다.
여기서 "편의점 콜라보 제품은 한 10년 전부터 있었는데 기업들이 왜 이제서야 뛰어들기 시작했을까..?"라는 의문이 드실 겁니다. 그 이유를 이제 설명해 드리죠:)
2020년 1월 8일 한국에서 코로나가 퍼지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됐습니다.
그 결과 전국 권역별 하루 평균 통행량이 작년에 비해 무려 27%나 감소했죠.
이로 인해 기업의 오프라인 마케팅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마케팅 이벤트를 열어도 제대로 진행할 수도 없었고, 방문하는 사람들도 작년에 비해 훨씬 적었습니다.
그러자 통계에 나타나듯이 2020년에 온라인 마케팅 비용이 오프라인 마케팅 비용을 최초로 앞질렀어요. 하지만, 기업의 마케팅 매체 중 하나인 오프라인을 완벽히 제외할 순 없기에 기업들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가는 오프라인 장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코바코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3개월 동안 96%의 국민이 편의점에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 96% 중 무려 99%가 향후 3개월 내 이용 의향이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렇듯 편의점 만큼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것이죠.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오프라인 마케팅에서 애먹던 기업에게 편의점은 최고의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게다가 10년 전에 비해 대략 5배나 많아진 약 5만 개의 편의점 점포는 전국 곳곳에 퍼져있습니다. 편의점과 콜라보하여 제품을 생산한다면 전국 모든 편의점이 기업의 광고판이 될 수 있는 셈이죠.
혹시 편의점 콜라보를 진행하는 기업들의 공통점을 발견하셨나요?
대한제분(곰표), 대상 주식회사(미원,맛소금), 모나미(유성매직) 등 대부분의 기업이 50,60년대에 세워진 장수기업입니다.
이들은 현재의 5,60대에게는 인지도가 높지만 MZ세대(2,30대)에게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이죠. MZ세대가 이제 주 고객층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기에 장수기업들은 반드시 MZ세대를 타겟팅하여 마케팅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2,30대는 주당 4회 정도 편의점을 방문하며 하루 평균 1회 이상 방문 비율도 전체에 비해 높습니다.
따라서 편의점은 2,30대를 타겟팅하기에도 최적의 마케팅 매체인 셈이죠.
이외에도 콜라보를 통해 협력사와 마케팅 비용을 분담하여 비용적 부담을 줄이는 장점도 존재하고, 곰표 밀맥주와 같은 베스트 상품으로 자리 잡는다면 하나의 수익원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편의점 콜라보는 화제성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까지 가져다주었습니다.
대한제분은 2020년 3월 최저점이었던 주가 11만 2천 원을 현재 17만 원까지 끌어올리며 무려 50% 정도의 주가 상승률을 보여줬으며, 하나투자증권은 주식 도시락을 통해 신규 계좌개설을 무려 9000건까지 이끌어내는 등 실질적인 마케팅 성과까지 거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나미 매직 음료, 말표 구두약 초콜릿같이 인체에 유해한 기존 제품과 식품을 혼동하게 만든 콜라보 제품들은 엄청난 비판을 받았습니다.
결국 이로 인해 과도한 콜라보를 제한하는 규제까지 만들어졌죠.
또한 너무 많은 콜라보 제품이 쏟아지다 보니 소비자 피로도, 그리고 식상하다는 평가도 점점 늘어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과거에 자주 나타났던 산업 군이 잘 맞는 브랜드들끼리의 콜라보가 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코로나 시국에서 신기한 제품을 파는 곳이자, 기업들의 오프라인 마케팅 전쟁터로 거듭난 편의점이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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