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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일 Jun 07. 2020

단어의 진상 #37

너를 떠나보낸 후

어느 날 문득     


무료한 오후 카페에 앉아

맞잡았던 너의 손길이

사는 얘기 연예인 얘기

시시콜콜 그 대화가

소주 1차 생맥주 2차

무수한 그 밤들이

가슴 시리도록 그리워졌다    

 

너를 떠나보낸 후

어느 날 문득    

 

둘이 거닐던 

푸른 봄 햇살과

함께 바라보던

파란 여름 바닷가가

갈색 찬바람이 몰아 친 후에야

가슴 뜨겁도록 그리워졌다   

  

너를 떠나보낸 후

어느 날 문득

둘이 듣던 그 노래처럼

눈물이 흐른 후에야

문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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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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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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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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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진상의 진상> 코로나     


이별 후에야 사랑의 소중함을 안다. 

그저 평범했던 날들, 같이 걸었던 길, 둘이 나누던 대화, 따뜻했던 손길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때는 모른다. 

귀찮아지고, 짜증도 나고, 결국 별 것 아닌 이유로 헤어지고 난 후에야 문득,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것을 내팽겨 친 것인지 알게 된다. 

자신의 나태와 오만이 무슨 결과를 초래했는지 그때서야 깨닫게 된다.     


소중한 것들은 지나가 봐야 안다. 

집에 들어가면 항상 반겨주는 가족, 매일 아침 드나드는 회사, 친구들과의 시시한 농담, 하다못해 쏟아지는 햇살과 맑은 하늘, 네온 반짝이는 밤거리까지……. 그런 평범한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는 잃어보면 금방 알게 된다. 

자신이 얼마나 행복했던 지를, 그동안 얼마나 나태하고 얼마나 건방졌던지는 지나고 봐야 알게 된다.     


이 무시무시한 바이러스는 분명하게 알려주었다.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고 얼마나 많은 것을 낭비했는지, 얼마나 탐욕스러웠고 얼마나 오만방자했는지 뼈저리게 깨닫게 해 주었다.


만약 떠나간 연인이 다시 돌아온다면 예전처럼 철없이 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절대 다시는 그 사랑을, 그 행복을 놓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다시 예전의 일상이 돌아온다면 그렇게 할 일이다. 

사랑처럼 그렇게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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