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모여독서모임을하는사람들의이야기를접하면서, 아~ 동네에이렇게위로받을수있는공간이있다면얼마나좋을까? 막연하게그리워했던적이있다. 그느낌이대체뭘까가끔씩궁금했지만그책을접했던 3년 전우리동네는우리아파트외엔아무것도없는 (심지어도로조차도만들고있었다.) 개발 중인동네였고, 동네책방은커녕카페하나없는황무지같은곳이었다.
편의점하나카페하나가들어올 때마다환호성(!)을질렀던, 동네책방은사치오브더사치인그런…
3년이라는인고의시간을버텨내고동네엔병원, 학원, 카페, 한의원, 마트, 헬스장.. 없는것이없이들어섰다. 하지만딱하나. 동네책방은여전히없다. 동네책방은이윤을 추구하는 것보다 진심으로좋아서운영하는 경우가 더 많은 업종이기에공실율도높고임대료비싼신도시에들어서기엔위험한업종일수 있다,
그래서 우리 동네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두 번 찾아가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에 동네 책방이 생겼다는 것은 나에게 선물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존재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는 그런 공간 하나쯤 마음에 품고 있지 않나? 카페, 단골 술집, 서점 등등...
뭐, 나에겐그게동네책방이되었으면했다.
그 동네책방에서 글쓰기 모임을 진행한다고 하니, 일단 가봐야 했다.글쓰기 모임은 목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말없이 각자의 작업을 하다가 20분쯤 남겨두고 오늘 각자가 쓴 내용에 대해서 얘기하는 방식이다.
초면에 자기소개도 없이 나의 내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니 거참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먼저 책방 대표님께서 이야기를 꺼내신다. 대표님은 두 권의 책을 낸 현직 작가였고, 퇴사 후에 책방을 여는 과정에서 있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쓰고 있다고 하셨다.
(아마 지금 쓰고 있는 글이 세 번째 책이 될 듯하다.)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다음 순서를 기다리며 긴장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두 번째로 여기에 도착한 나였다. 난 오늘 딱히 쓴 것도 할 이야기도 없는 것 같은데 무슨 얘기를 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뭐든 말하게 되는 마성의 공간이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책방을 그리고 있다는 이야기부터 최근 출간 기회를 놓쳤다는 이야기까지.. 요즘 나에게 있었던 일들을 술술 이야기하고 있었다.(아니 술술은 아니고 버벅거리며라고 정정하자.)
그렇게 잠깐의 시간 동안 내 이야기를 쏟아내는 동안 경청하는 세 사람을 보며 눈물이 날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