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묘목) 너와의 사춘기가 시작되었다
차장 밖으로 보이는 자연이
일하러 가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의 외침에
엄마는 가족과 함께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저기 악어 등이 있어요!”
아이의 외침의 끝자락에
엄마의 눈에도
푸르른 악어의 등이
들어왔다.
기다란 산등성이 위에
뾰족뾰족하게
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마치 악어 한 마리가
그 높은 산 위에 올라가
누워 있는 것 같았다.
아이가
자연의 이치를 배우고,
자연을 그리는 법을 배우면서
자신의 눈에 비친
푸르른 악어의 등이
점점
희미하게 지워졌다.
그리고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재미있는 세상이
자신을 책임지며 살아야 하는 세상으로
점점
선명하게
아이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악어의 등이 잊히면서
아이의 사춘기가
온 것을 알았다.
아이는
앞으로
푸르른 악어의 등을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해맑게 웃으며
외치던 악어의 등이
사라지더라도
아이가 자라면서
수도 없이 변화하는
또 다른 무엇인가가
아이의 눈에 보이게 될 것이라는
아이만의 세상을
엄마는 조용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