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에 가두었다
첫울음의 반가움이
곧 어색한 눈 맞춤이 되었다
배고픔 달래며
우유에 온기를 재던 손은
어느새 긴장과 기대의 첫걸음을 맞잡더라
몸보다 큰 책가방 메고 들어선 교문을
왜 끝이 아니고 시작이냐며 나섰던 순간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어
네모에 가두었다
네모에 갇히었다
다른 부모의 자식이
내 가족 품에 안기던 날 묘했던 웃음은
내 자식의 판박이 안고
행복하게 피었다
귀찮다고 할 때는 언제고
좋다는 건 옆에 서서
포즈부터 잡는다
지팡이에 기대 흐릿해지는 눈동자는
침대에 누워 힘겹게 눈을 맞추더니
국화꽃에 둘러싸여 슬퍼하지 마 웃어본다
두고두고 기억되고 싶어
네모에 갇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