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지 Jun 18. 2024

돼지갈비

자작시

꽉 막힌 도로 위

핸들을 잡은 손 너머로

길 막고 버티는

테일램프를 바라보던 눈이


석쇠 사이사이 붉게 채우는

연탄구멍과 마주치자

환장은 시장으로 바뀐다


연탄구멍 사이

빼꼼히 고개를 드는 붉은 손길이

돼지갈비를 쓰다듬으면

학습보다는 본능으로 타이밍을 뒤집는다


육향과 연탄향의 콜라보가

애간장을 태우면


또 다른 간장 뒤로 숨은

핑크빛 기다림이 노릇하게 알린다

드디어 때가 임박했음을


잘 구워진 살결은

쫄깃과 부드러움

그 어딘가의 식감으로

혀를 때리고


짭짤함 끝에 달콤함은

육즙에 잠겨

입 안에 가득 스민다


무엇이든 과하면

안 된다며

소주가 진화에 나서지만


이 감동이 끊기는 것이

되는 것이라며

외친다

사장님 돼지갈비 2인분 추가요  






이전 11화 고양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