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흩날리는 낙엽의 속삭임은
가을바람을 타고
여기저기 붉게 만들어 날아다니다
내 마음속에 살며시 자리를 잡았다.
기다림 없이 다가와 흔들어 놓고
조용히 숨죽여
마음껏 기다리게 만들어
더욱더 애태우게 만들고선
그 자리에 서서 고개를 들지 못하게 한다.
하염없이 바라보며
눈물을 훔치며
언제 지나갈지 몰라 조마조마한 마음에도
바람은 여전히 내 머리칼 사이로 스며든다.
바람처럼 다가온 당신의 미소가
내 마음속 낙엽을 살짝 흔들고
남겨진 공기 속에
조용히 흔적을 남긴다.
나는 그 흔적을 따라
가만히 눈을 감고
이미 지난 시간,
하지만 아직 내 안에 남아 있는
모든 순간들을 떠올린다.
바람은 멀리 떠나가지만
그 안에 담긴 향기와 온기는
내 안에서 천천히 흩날리며
조용히 나를 흔들고,
가만히 웃게 만든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된다.
떠나간 시간 속에도
바람은 늘 스쳐지나
당신의 향기와 기억을 남긴다는 것을.
그리움조차도
이 바람 속에서
조용히 머물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