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절실한데 말이죠..
세상은 나와달리 바쁘게 돌아간다. 정확히는 나의 상태와 상관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과거와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아프다는 투정을 부리며 학교를 빠질 수 있고 지금은 아프다고 회사를 빠질 수 없다는 것이다. 왜 회사원은 방학이 없을까…
심지어 요즘에는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어 더 바쁘다. 다닐 때는 낫겠지라는 마음으로 한참을 고민하다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아 준비를 시작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고 미래는 다가오며 고민할 시간에 움직이는 게 더 합리적이기 때문에…
‘좀 쉬어가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 쉼이 나에게 허락되었는가는 의문이다. 심리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쉬는 것도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온전히 쉬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새삼 견디며 묵묵히 오늘도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삶의 무게가 대단해 보인다. 나의 무게가 늘어난 걸까 아니면 원래 있었는데 그 존재를 깨닫게 된 것일까? 서서히 시간이 지날수록 짊어지는 무게만 늘어나는 것 같다. 지금도 이런데 아직 겪어보지도 않은 세월의 무게는 어떨지 짐작도 가지 않아 그저 이 글에 집중해 보기로 한다.
그래도 다행히 쌓여가는 무게가 무겁더라도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건 ‘조금만 더’라는 마법의 말 덕분이다. ‘이번만, 진짜 오늘까지만!’ 하는 마인드가 그저 오늘 하루도 버티게 하는 힘이다. 때로는 많은 생각보다, 먼 미래보다, 걱정보다는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적어도 ‘멈춤’보다는 ‘행동’을 하게 만들어준다. 마음이 가는 대로 어떻든 저지르고 보자. 막상 일이 닥치면 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때 가서 도저히 못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때 미리 해놓을걸…’이라는 최악의 소리(내가 생각했을 때 최악은 실패하는 게 아니라 후회하는 것이다.)는 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그저 하루 버티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지금 시간에 매달려본다. 나의 무게를 느끼자 출퇴근길 지옥철의 다른 사람들의 생기와 삶의 에너지가 경의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주 조금.
오늘도 빙글빙글 바쁘게 돌아가는 개복치들의 하루를 응원하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