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 당신에게
이제는 너의 집으로 가는 모든 역을 외울 정도로 익숙해져 버린
이 지하철을 타면 신기한 느낌이 든다.
익숙한 풍경과 공간. 그래도 항상 설레는 건 왜일까.
너와 함께 한 시간들은 하나 둘씩 차곡히 쌓여 매일매일 재생된다.
우리가 함께 이불을 덮어쓰고 인형을 끌어안으면서 본 영화는 여전히 어제 한 것처럼 생생했으며,
처음으로 둘이서 간 영화관은 영화도 재미있었지만 영화를 보는 너를 관찰하기에 바빴다.
내가 계속해서 힐끔거리며 너를 쳐다본 걸 너는 알까.
그러다 조용히 네 손을 잡았을 때 설레서 계속 거기에 신경 쓰고 있던 걸 넌 알까.
버스를 탈 때면 나에게 기댄 네 향기가 나를 감싸 안았고.
거기에 나는 서서히 취하고.
내 세상의 시계는 멈춰버리고.
그저 웃으며 너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손을 씻으면서 서로에게 비누거품을 묻히고 물을 튀기던 그 장난을.
그러다 서로 씩 웃으며 가볍게 뽀뽀를 하곤 서로 안아주던 그 순간을.
소소하면서도 즐거웠던 그 시간들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너는 알까.
그래서인가 보다.
그래서 너에게 가는 그 길이 설레나 보다.
내가 너를 많이 좋아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