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느끼다

#짧은 이야기

by 신푸름

감사함이 벅차오르게 하는 자리가 생겼다.


그 자리에 앉으면 이런 것들이 느껴진다.

푸른 하늘에 하얀 페인트 붓질 사이로 은은하게 비치는 햇살,

그 햇살이 얼굴을 스쳐갈 때 느껴지는 따스함,

햇살에 얼굴 상할까 아프지 않고 호오 불어오는 선선한 아침 바람,

마을을 가로지르는 전봇대의 전깃줄에 앉아 재잘거리는 새소리,

저 먼 곳에 우두커니 서서 나를 바라보는 작고 푸른 산.


아직은 인기척이 드문 마을에서 조용하게 아침을 맞이하면서

차가운 커피 한 모금을 입에 머금어 본다.

커피 향이 먼저 코를 타고 온 몸에 퍼진다.

곧 씁쓸하면서 탄 맛이 입안을 감돌면서 영혼도 생기를 찾아간다.


내가 느낄 수 있는 감각을 한 번씩 어루만져 본다.

느낄 수 있음에, 들을 수 있음에, 볼 수 있음에

모든 것에 집중하다 보니 감각 하나하나에 예민하고 깊어진다.


더 깊은 속까지 들어가 깨어있는 나 자신을 보고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뭐라 표현하기 아직은 어렵지만 상쾌하고 기분 좋은 여행을 마무리했다.

찰나에 온 정신과 만나고 온 것 같다.

감사하다. 오늘도 이 모든 걸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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