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 PROJECT ARCHIVE
스탠리(STANLEY) 텀블러의 인기가 우리나라 역시 대단하다. 미국 스타벅스와 스탠리 협업으로 선보인 핑크 컬러의 텀블러는 오픈런과 동시에 매진이었고, 재판매가 역시 판매가의 10배를 넘어서는 60~70만 원에 거래된다고 한다. 틱톡의 ‘#Stanleycup’ 해시태그는 72억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해외에서의 인기가 실시간으로 한국에도 영향을 주더니 무신사를 비롯해 상위 검색에 스탠리 텀블러가 뜨고 판매량도 어마어마하게 올라가고 있다.
스탠리는 1913년에 미국에서 시작한 용기 브랜드다. 튼튼한 이미지만큼 캠퍼들에게 인기가 상당한데, 최근에 뉴스로 기사화가 많이 됐던 화재 사건으로 단숨에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전소한 차량에 얼음이 든 스탠리 텀블러만 멀쩡하게 발견이 되었다. 찾아보다 보니 브랜드 ‘크록스(Crocs)’의 최고 마케팅 담당자였던 사람을 브랜드로 영입했는데, 패션 아이템이라고 여겨지지 않던 물건을 패션 아이템으로 소비하게 만드는 대단한 마케팅 힘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친환경 이슈만으로 텀블러가 주목받았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일정 부분 종이컵이나 플라스틱 컵 사용을 줄이자는 움직임에서 대안적으로 선택된 아이템은 맞다고 생각한다. 손잡이가 없고 약간 길쭉한 형태를 가진 컵을 보통 텀블러라고 한다는데, 디자인은 브랜드마다 제각기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플라스틱이나 금속 재질에 뚜껑이 달린 형태들이다.
이전 같으면 사은품으로 많이 제공되던 제품이었지만, 한정판 디자인이나 브랜드, 셀럽의 굿즈 등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이제는 고가에도 거래가 되는 패션 아이템이 된듯하다. 텀블러 같은 경우 보통 제조, 운송, 폐기 등을 과정을 고려한다면 15~40회 이상은 사용한 후에나 환경 보호 효과가 발휘된다고 한다. 플라스틱 텀블러든 스테인리스 스틸 텀블러든 제품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비롯해 운송,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양도 상당할 거라고 한다.
텀블러의 경우는 수집하는 사람들도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의 시즌 제품 같은 경우는 매번 모으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사회적 마모’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물리적 마모가 되지 않았지만 유행이 지나거나 싫증을 느껴 물건이 가치를 잃어버리는 현상을 의미한다고 한다. 살면서 취향에 따라 주변의 많은 것들을 버리고 취하면서 사는 삶이니 이런 사회적 마모에 의해 창고 어딘가로 들어갔거나 쓰레기봉투로 버려지는 물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나 역시도 텀블러나 뚜껑이 있는 머그 같은 것들은 쉽게 구매를 하기도 하고 찬장 어디에 넣어두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린 경우도 많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짐도 줄이고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자 싶은 생각으로 가지고 있는 식기류도 정리를 한번 했는데 그때 보관하고 있던 텀블러도 같이 정리를 했다.
별다르게 텀블러를 사용할 일이 없어서 아예 처분하고 없이 살고 있었는데, 작년 말에 동생이 텁블러 하나 선물해 주겠다며 스타벅스와 스탠리 협업 텀블러를 하나 사 왔다. 무난한 검은색의 보온병 스타일 텀블러인데, 가방 안에 들어가서 흔들려도 웬만해서는 안의 액체가 흐를 일이 없는 473ml짜리 텀블러다.
새해부터 아침도 좀 챙겨 먹고 건강을 위한 습관 다지기를 하자고 맘먹던 차에 찬물보다는 뜨거운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해서 열심히 들고 다닌다. 종이컵이나 머그컵 같은 형태로는 보온 효과를 길게 누리기 어려워 무게가 좀 있지만 요즘은 텀블러를 무조건 사용한다. 굳이 빈 병을 들고 나오기 애매해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내려 담아 나오는데, 그렇게 하니 아침 출근길에 버릇처럼 마시던 커피전문점의 커피를 먹는 버릇도 줄고 돈도 좀 아껴지는 것 같다. 이래저래 2024년의 다짐처럼 바른 생활을 도와주는 물건으로 쓰이고 있다. 딱히 유행하는 패션 액세서리로 보일만한 것은 아니지만 쓰임만큼은 요즘 내 일상에 가장 가깝게 자리해 있다.
UNIT 18. 일상을 함께하는 물건
NAME. 스타벅스(STARBUCKS) X 스탠리(STANLEY) 테리 텀블러 (473ml)
FROM. 미국
SINCE. 1913
PRICE. 3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