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소한 May 21. 2024

괜찮지 않은 날은 다시 찾아오고

정신과


"선생님.

뭔가 잘못된 것 같은, 어긋나 버린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이게' 아닌데 그런 생각이 드는데 '이게' 뭔지 모르겠어요. 뭐가 잘못된 걸까요. 왜 우울이 급속도로 차오를까요. 죽고 싶은 밤이에요. 모든 것이 의미를 잃은 채로 의미를 찾고, 저는 의미가 없다며 죽고 싶어져 버리는 그때로 돌아와 버렸어요.


언제까지 또 이어질지 모르겠어서 불안해요. 그냥 죽어버리고 싶어요. 그러고만 싶어요. 그래서 눈물이 났어요. 제가 너무 못난 사람처럼 느껴져서 저를 놓고 싶어 져요. 그만하면 어떨까요. 항우울제를 증량했지만 우울의 크기는 점점 더 커지기만 해요.


괜찮은 날이 지나고 괜찮지 않은 날이 다시 찾아와 버렸어요. 죽어야만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다시 태어나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요. 모아둔 약은 아직 제 손에 있고 놓고 싶지 않아요. 그냥 먹고 편안해지고 싶어요. 삶을 지속하기가 너무나도 힘이 들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