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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Jul 07. 2018

자신이 무례한 사람인지 알아내는 방법.

정작 자신은 어떤 사람일까.


 세상에 무례한 사람은 정말 많다.

 그 수는 물론 종류도 매우 다양하며 어떤 방식으로도 존재한다.

 적어도 경험상,

 무례한 사람이라고 판단하게 되는 것은 행동보다는 말 한마디에서 더 알기 쉽게 볼 수 있었다.


 나는 제일 무례한 사람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고 생각하고 있다.

 약속은 인간관계에서나 사회생활에서나 아주 작은 대화 속에서라도 작은 약속이 성립되기도 하고, 서류로 작성해야 하는 만큼 큰 약속도 있다.

 그렇기에 서류의 약속은 위험부담으로라도 배상금이라도 있지, 말속에서 오간 약속은 피해자의 실망감과 상처만 남는다. 세상에 무례한 사람은 많고, 그런 사람에게 대항하고 싶고 같이 있기 싫어진다.


 그전에 자신은 무례한 사람일까 아닐까?

 그건 정말 사소한 부분에서 갈려질 수 있다.

 나는 그게 약속을 깨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세상에는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게 있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상대방이 알면 그 사람이 곤란해질,

"다 너를 위해서, "

"네가 알 필요까지 없는, "

"네가 알면 걱정할 테니까 그런, "

 전부 타인을 위한 것이라는 거짓된 말. 결국 자신을 위한 것으로 밖에 되지 않으며, 상대방의 진짜 마음을 알기도 전에, 나 멋대로 그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먼저 판단하면서 나오는 말이다.


 거짓말은 다른 듣는 사람이 있어야 성립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혼잣말에 불과하다.


 그런 거짓말은 혈연관계에서도 화를 부추기듯이, 인간관계, 연인관계에서도 분명 화를 일으킨다.

"너를 위한 거였어."

 라고 말하는 순간.

 분명 상대방을 위한 거짓말을 했는데, 정작 상대방이

"그게 왜 나를 위한 거야? 내가 이렇게 기분이 나쁜데? 기분 나쁘라고 한 거야?"

 라는 말을 듣고 할 말이 없었던 적이 있었다.


출처 pngtree



 어릴 적에는 부모님에게 거짓말을 하다가 크게 혼난 적이 있었다.

 거짓말을 하게 되다 보니 또 거짓말을 하게 되고, 거짓말의 꼬리가 길어져 결국엔 들통나 버렸던 일이었다.

 "아빠가 화를 낼 테니까"라는 나의 불안으로 생긴 변명으로 시작된 거짓말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린 나는 그걸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착각 또는 자기 멋대로 생각했을 것이다. "아빠가 모르면 화도 내지 않을 거니까."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면 아무런 일도 없을 테니까.

 정말 철없는 생각이었다.


 모르게 하기 위해서 한 거짓말이 들통날 위기에 처하자, 그 거짓말을 막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게 된다면, 그건 결국 선의 거짓말도 아닌, 그저 거짓말에 불과했다.


 내가 배려라고 생각한 일이, 반드시 상대방에게 배려로 전달되지만은 않을 때가 있다.

 그건 배려뿐만이 아니라 모든 의사소통에서 예상치도 못한 예외가 있는 것처럼 같은 일종이기도 하다.


 선의라도 하더라도 그 사람을 속이는 건 분명한 일이고, 그것을 함부로 그 사람을 위한 일이기에, 내가 잘한 것이라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일이다.

 난 그 점에서 이미 타인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거짓말을 하는 게 최고로 무례한 짓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일하던 곳은 프랜차이즈 파스타 레스토랑이었다.

 그곳에서는 워낙에 말이 통하지 않는 실장이 한 명 있었다. 일적인 부분에서 큰 부분을 책임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며 그만한 실력을 가진 건 아니지만, 사장님의 인맥으로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인 사람이었다.

 모두가 그 사람에게 불만이 있었고, 어느 날 갑자기 4월 1일이 되는 날. 다른 직원들은 출근하지 않고 내가 많은 일을 맡아야 했다. 공석이 생긴 만큼 업무량은 늘게 되었고 몸이 힘드니 모든 게 싫어지고 불평불만만 생기는 하루하루가 계속되고 있었다.

 인원을 충원해주지 않는 실장은 무언가를 계속하는 듯 보였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 보였고 행동하나하나가 거슬렸다. 묵묵히 자신의 일을 했지만 워낙에 소통을 잘하지 않는 편이었기에 그의 행동하나하나가 사소하게 불만으로 자리 잡곤 했다.


 그 후로 나는 홀 매니저와 소통을 하곤 했다.

 그전에 이미 실장에게 의견을 거쳐서 각 부분의 책임자들이 의견을 나누어 봐야 하지만, 내가 실장의 노릇을 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실장은 실력도 없고 많은 부분을 처리해주지 않으면서, 고집도 많았고, 다른 사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뭐든 말해도 기분 나빠해 한다고 생각했다.

 대체 무슨 마음으로 같이 일을 하려고 하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냥 답답한 사람일 뿐이었다. 결국 실장과 대화가 끊기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대화 시도도 하기 싫어질 때도 많았다.

 그렇게 불만이 쌓이면 뒷담화로 이어지기 쉬웠다.


 생각없이 홀 매니저에게 실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그는 나에게 말했다.


"왜 다른 사람의 마음과 기분을 네 멋대로 판단해?"

 순간 중요한 그릇을 바닥에 떨어트려 깨뜨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뭔가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직감이 들었다.

"실장님도 일이 낯설고 어려워서 그렇지 다른 사람만큼 열심히 해. 어떤 때에는 남아서 보수작업을 하고 가실 때도 있어."

"정말로?"

"누구나 다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행동하는지 다 알 순 없지만, 알 수 없는 만큼 함부로 말하고 생각하고 판단하면 안 되지"

 그렇다

 그건 타인의 마음을 위하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것 보다도 앞선 무례한 짓이었다.

 내 마음대로 타인의 기분과 생각을 멋대로 판단한다는 것 말이다.


 실제로 그랬다.

 실장은 타인들이 자신들을 싫어하는 것과 어려워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타인을 대하는 것을 어려워했고, 자신의 직급 때문에 주관을 세워본 것이지 결코 부하직원들을 곤란하게 만들려고 소통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그저 소통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거였다.



 누구나

"그 사람이 사실을 알더라도 내 마음을 안다면 이해해 주겠지?"라고 판단하며, 거짓말하곤 한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면 상대분의 기분이나 생각을 마음대로 판단하고 결론짓는 것은 정말 무례한 짓이고, 그대로 이어서 배신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무례한 사람을 수도 없이 발견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 유지별이님 제공


 그렇다고, 선의의 거짓말이 무례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그건 그런 거짓말을 납득해 주는 경우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한 것인가 아닌가의 대립이 존재한다.


 하지만 아무리 상대방을 위함이라고 한들,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질 수 없는 말을 하는 거라면, 누구나에게 실망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상대가 사랑하는 가족이든, 사랑하는 사람이든, 소중한 인연이든, 그 사람의 마음속 생각 속 전부 이해할 수 없으니까. 아무리 사랑하고 소중한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이니까 그 사람의 생각과 판단을 미리 해석하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일이다.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지키지 못할 약속이나, 할 생각도 없던 말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것이 거짓말이 되어 버리고, 신용을 잃게 되고 본인만 힘들어지기도 한다.

 그런 거짓말이 언제든 할 수 있는 거라면, 사람은 언제나 누구나 누구에게든 실례되고 무례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무례한…까지는 아니더라도,

 그걸 아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지, 많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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