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중국 정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검 Jan 20. 2021

중국의 나홀로 성장, 중국이 대안인가?

효율적 정부이지만, 효과적인 정부는 아닐 수 있다.

중국 2020년 경제성장률 2.3%


중국 국가통계국이 2020년 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6.5%라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중국의 2020년 경제성장률은 2.3%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한 나라가 된다. OECD에 따르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1.1%가 예상되는데 이는 OECD 국가 중 1등이다. 미국은 -3.7%, 일본은 -5.3%가 예상된다. 이런 속도라면 7년 뒤, 즉 2028년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이 스스로 예측한 2032년보다도 4년 빠른 시점이다.


중국 202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코로나 19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곧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하여 2분기 +3.2%, 3분기 +4.9% V자 반등을 만들어 낸다. 이런 드라마틱한 반전 뒤에는 병상을 찾지 못해 도움 없이 쓸쓸히 숨진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2, 3개월 간 외출 전면 금지라는 극약처방, 군 의료진까지 투입하는 등 국가 역량의 총동원하는 중국 정부의 노력도 있었다. 24시간 쉬지 않고 공사하여 단 8일 만에 만들어진 1,000개의 병상의 훠선산 병원은 상징적이다. 대한민국과 같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대로 따라하기는 힘든 활동들이다.


https://brunch.co.kr/@booknsword/84


중국이 대안인가?


민주적 권리, 이익집단의 입장 등을 고려하면 한국 정부가 중국과 같은 외출 전면 금지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대면 예배를 금지하면 '종교 탄압'이라 반대한다. 식당에서 식사가 되고, 카페에서 커피 마시기는 안되니 공정성 문제가 제기된다.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다 듣다 보면 결국 전체에게 좋은 결정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결론을 내리거나,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을 따라가는 식이다. 도시개발을 위해 모인 조합이 내홍으로 공사가 십 년 이상 지연된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이것이 정말 최선인가' 생각이 든다.     


중국 신문들은 난리가 났다. 중국이 코로나 19를 세계 우선적으로 극복했으며,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자부한다. 관영언론들은 미국과 유럽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보도하며 역시 중국에는 공산당이 있어 이런 발전이 가능하다며 정부 칭찬에 열을 올린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을 '권위주의 국가'라고 비판한다.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푸단대학교 장웨이 교수는 '권위주의 국가', '민주주의 국가'는 틀린 구분 방법이며 세상에는 '좋은 국가', '나쁜 국가'만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은 일당이 강력한 통제력을 가지는 국가이지만 인민을 위해 좋은 정책을 펼치므로 좋은 국가라는 뜻이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일차적으로는 외국의 간섭을 배제하려는 방어적인 논리였다. 하지만 중국인의 자부심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제 중국식 사회주의가 혼란스러워 보이는 민주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https://brunch.co.kr/@booknsword/9



효율적인, 그러나 때론 효과적이지 않은


중국 정부가 민주주의 정부보다 효율적인가?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다. 견제 세력이 없으니 한번 정해진 정책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중국에서 당의 권위는 사실상 법 위에 있다.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지만 중국에서는 법적 근거가 없어도 당이 암묵적으로 인정하면 사업을 우선 진행할 수 있다. 그러다가 부작용보다 좋은 효과가 더 많다면 그제야 입법하여 법제화를 한다. 중국식 우버 서비스, 띠띠추싱이 대표적이다. 이를 네거티브 규제, 사후 규제라고 부른다. 반면 최근 알리바바 그룹 금융 자회사 앤트 그룹 상장 취소와 같이 당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런 설명 없이 상장 며칠 전 상장 취소를 공지할 수도 있다. 당의 권위가 절대적인 만큼 당이 한번 정한 방향으로 전 사회가 달려가는 효율성을 따라갈 나라가 없다. 


중국 정부가 효과적인가? 그건 단언할 수 없다. 효율성은 입력Input 대비 출력Output을 뜻하는 말로 정해진 방향과 위치로 얼마나 빨리 도달할 수 있느냐를 뜻한다. 반면 효과성은 우리가 원하는 좋은 상태에 얼마나 잘 도달할 수 있느냐, 즉 '옳은 방향'이라는 가치를 내포한 개념이다.   


중국 정부가 '좋은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옳은 정책'을 계속 내놓아야 한다. 중국 공산당의 역사를 보면 옳지 않은 정책이 도입된 경우가 많았다. 아마추어식 경제 정책 대약진 운동이 그렇다. 목적 없는 문화 대혁명은 너무도 파괴적이었다. 리더의 절대복종하는 문화는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사해 운동이다.


저 새는 해로운 새다
麻雀是害鸟。


1955년 농촌 현지지도를 나갔다가 지나가던 참새를 보고 마오쩌둥이 한 마디를 했다. 며칠 후, 마오쩌둥과 14개 성의 당서기들은 제사해(除四害), 즉 4가지 해를 제거하자는 운동을 시작했다. 여기서 4해는 모기, 파리, 쥐, 참새를 의미했다. 전 국민이 한 손에 새총을 들고 다른 손으로 새가 앉지 못하게 나무를 흔들어 댔다. 새를 지쳐 죽게 만들어야 한다는 중국 공산당의 연설물을 따른 것이었다. 1958년 한 해 동안 2억 1000마리의 참새가 학살당했다. 결과는? 그 후 참새가 먹이로 했던 해충들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생태학적 균형이 무너졌고 쌀 생산량은 도리어 급락했다. 이를 비롯한 대약진 운동의 여러 부작용이 작용하여 1960년-1962년 대기근이 발생한다.



지금 중국은


중국식 일당독재 체제가 가지는 단점은 견제 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당 지도부의 의지가 강하면 검증 프로세스도 제대로 적용되기 힘들다.


대한민국과 같은 민주주의 시스템은 권력 분산에 따른 견제, 검증 시스템을 갖추었다. 그래서 이 의견, 저 의견을 다 듣다 보니 옳은 판단을 천천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민주 시스템은 최고 장점은 나쁜 판단을 배제하는 힘이 강하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동의할 만큼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은 선택받기 힘들다. 민주주의 시스템은 '나쁜 선택 제외'에 특화되어 있다. 


현재 중국은 적어도 경제 발전 측면에서 계속적으로 옳은 판단을 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경제는 쾌속 발전을 하고 있다. 코로나 19 관련하여서 처음에는 억압과 정보 비공개라는 틀린 판단을 했지만 문제가 겉잡을  없게 커지자 바로 방향을 180 바꿔 강력한 통제력으로 대응하여 회복했다. 정치 분야에서는 최근 들어 미디어, 사회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검증 시스템이 더 약화될 수뿐이 없다. 이런 식이라면 당 스스로의 자정 능력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중국식 시스템의 가장 큰 리스크이다.


효율성 있는 중국 정부는 앞으로도 효과적인 좋은 정부로 남을 수 있을까. 계속 두고 볼 일이다.



참조 링크

 : 중국 나 홀로 V자 반등... “이 속도면 7년 뒤 美 따라잡는다”

 : OECD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 여전히 회원국 중 1위·G20 중 2위

 : 国家发改委:2020年我国经济呈现逐季好转、稳定恢复态势

 : 增长2.3%!2020年中国GDP交出满意答卷,欧美各国却愁云惨淡!

 : 제사해 운동

 : 이미지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 정부의 마윈 견제를 보는 세 가지 관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