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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 Vs 이타심

이기심에 대한 다른 생각

by 열정적인 콤플렉스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말을 누군가로부터 들었다면 적어도 그 말을 뱉은 사람에게 나는 굉장히 나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다는 뜻이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봐도 이기심은 긍정적인 면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내용으로 정의되어 있다.



이기심(利己心)-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마음.

이타심(利他心)-남을 위하거나 이롭게 하는 마음, 자기의 이익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익을 더 꾀하는 마음.



그래서인지 '이기적인 사람'이란 표현은 쉽게 상대를 공격하거나 비난할 때 사용된다. 도움을 거절할 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때 너무 쉽게 '넌 어쩜 그리 이기적이니?'라는 말을 뱉는다. 거절한 사람의 상황이나 심리를 고려하지 않고 혹은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할 상대의 바쁨이나 곤란함을 생각하지 않고 쉽게 규정지어 버린다. 그렇다고 도움을 주고,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고 해서 '넌 정말 이타적인 사람이야.'라는 칭찬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남을 비난하고 망신주기 위해 쉽게 이기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상대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이타심이란 말을 쓰지는 않는다. 이타심이란 교과서에 등장하는 단어에 불과하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리처드 도킨스는 우리가 이타적이라고 생각하는 행동도 결국 유전의 관점에서 그저 이기적인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들은 누구다 나 자신의 이해관계에 있어서는 하나같이 자신의 실질적인 이익을 중시한다. 이기주의는 나쁘다. 이기적인 사람이 많은 공동체는 발전할 수 없고 다툼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철학적, 윤리적인 관점을 떠나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이기적이란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진짜로 그 사람이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나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을 쉽사리 이기적이라고 규정짓는 상황에서는 도움을 거절하거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이기적이라고 상대를 규정해서 비난하는 사람이 더 이기적인 사람인 셈이다.



이기적인 사람은 현재의 자신을 사랑하는 것뿐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기 위한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이 아닌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한 일을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기적인 사람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에 충실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봐야 한다. '개인주의'라는 말이 있지만 상황상, 여건상 돕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사람인 개인주의적인 인간도 아니다. 그저 현재의 자신에 충실할 뿐이고, 그 일이 해결되면 다시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사람이다.



반면에 이타적인 사람은 현재는 '착한 사람'으로 통용되고 이는 '호구'와 일맥상통하는 개념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예능에서 박명수 씨가 말한 '참을 인이 세 번이면 호구다.'라는 말이 지금 하고자 하는 말과 너무 찰떡이다. 이타적인 사람은 자신의 현재 상황보다 도움이 필요한 타인을 먼저 배려하고 챙겨주는 '타인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타적인 행동이 '호구스런 행동'으로 취급받으니 이기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을 수 있다. 술 취한 사람을 돕거나 곤경에 처한 사회적 약자를 도운 행동이 사회적, 법적 책임을 따지는 곤경에 처하는 것을 많이 접하고 듣게 되면서 점차 이타적인 행동이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고 지속적인 기부행위를 했다는 것을 그저 뉴스에서만 접하게 되는 것이다.


상처되는 말과 용어로 상대를 규정짓고 공개적인 망신을 주려는 의도로 사용된다면 그 어떤 좋은 말도 가시가 되고 칼이 되어 사람을 해친다. 그러니, 이기적인 사람은 현재의 자신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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