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하는 삶을 꿈 꿔도 될까요
'과학자들은 어떻게 워킹푸어가 되었나' 특집 보고서
1. 과학자는 어떻게 워킹푸어가 되었나 - 우리는 행복하게 연구할 수 있을까?
2. 과학자에게 돈이 없는 이유: 지원금이 적어서? - 문제는 돈이 아니라, 제도와 정책
3. 박사는 왜 이렇게 많을까 - 학위 받으면, 연봉은 잘 쳐 주고?
4. 연구가 하고싶어? 정착하거나, 떠돌이가 되거나 - 연구하는 삶을 꿈꿔도 될까요
5. 대학원: 일자리는 만들고, 학생은 줄이고 - 지속가능한 대학원으로의 체질 개선
6. 대학원과 기업: 장학금과 맞춤 연구자의 교환으로- 산업 경쟁력에서 미래 경쟁력으로의 선순환
7. '과학자들은 어떻게 워킹푸어가 되었나'를 마치며 - 젊은 세대가 한국 이공계, 한국 사회의 미래이기 때문에
구조, 정책 개선과 더불어 시대적 흐름을 쫓지 못하고, 변화하지 못하는 대학원 교육이 자연과학계의 계층 격차를 확대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안정적으로 연구에 매진할 여건이 마련된 소수와는 달리 대부분의 박사 연구자가 기약 없는 취업 준비생으로 전락한 상황이지만, 자연과학 대학원생들은 대학원에서 학게 이외의 다른 진로에 대해 충분히 교육받지 못하면서,[29] 박사 인력이 학계로 쏠리는 현상을 부추기는 것이다. 한겨레신문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이 2013년 주최한 생물학관련 분야 대학원생 처우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본인의 장래 진로(취업, 진학 등)에 대하여 매우 혹은 일부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나(94%, 459명),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못했고(95%, 459명), 참여하였더라도 별로 혹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84%, 22명)고 응답했다.[30]
반면에 바이오 벤처 기업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생명과학 연구 인력의 공급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31] 스타트업과 구직자 사이의 인식 불일치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바이오 의학-의료기기 등 최근 새롭게 떠오른 생명공학 산업 분야의 인력 수급난이 심각한 반면,[32] 국내 생명과학 연구는 전반적으로 기초학문을 다루는 연구실이 50% 이상으로 나타나 대학원 교육이 산업적 수요에 맞지 않는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상황이다.[33] 이는 고용불안정과 산업 경쟁력 약화를 야기하며, 정부지원과 생명과학 전공 인력, 인재추천-연구 권한이 소수에게 집중되어 대학원의 양분화된 구조로 인한 문제가 계속 악화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그 수가 급격히 증가한 대학원생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를 지도교수가 도맡아 관리하는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정한 연구 환경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공계 대학원에서는 연구용역에 따른 인건비 지급을 지도교수가 관리하며, 이 제도를 인건비 풀링(pooling)제도라고 부른다.[25] 프로젝트를 실행중인 실험실에 속한 대학원생은 연구비의 일정 금액을 인건비로 수령한다. 구체적인 금액은 실험실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개개인의 참여 정도에 의거해 책정된다. 프로젝트는 정부 주도의 국가정책 관련 또는 기업과의 협력으로 이뤄지는 연구과제 등을 말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지원되는 연구비로 실험실 살림을 꾸려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인건비 관리를 교수가 맡고, 그를 감독할 수 있는 주체도 없어 교수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수단이 되어 왔다. 학생이라는 이유로, 임금과 근로조건을 담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4대 보험도 제공받지 못하는 등, 교수-학생 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26]
또한, 교수와 학생으로 양분된 대학원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대학원생 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쉽게 고발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27] 이러한 경우 교수에게서 자유롭지 못한 대학원생들이 인권침해 공론화를 꺼려 피해 학생을 비난한 사례도 있었다.[28]
[25].박기범. "연구비 집행ㆍ관리 투명성 제고 방안." Issues & Policy53 (2013): 1-8.
[26].사이언스온, 2013-08-28, “4대보험-근로계약서 없는 연구현장 일터 꽤 많다”
[27].한겨레신문, 2018-04-19, 경북대 교수, 1년간 제자 성추행 의혹
[28].조주현, 2008, 대학 내 교수성희롱의 성차별적 특징 연구
[29].조가원. "고급 과학기술인력 직업구조의 전환." 과학기술정책 24.3/4 (2014): 16-28.
[30].생물학연구정보센터, 한겨레 사이언스온 주최, 국내 생물학관련 분야 대학원생 처우 설문조사, 13.07.26~13.08.07
[31].바이오스펙테이터, 2017-05-15, “투자보다 인력확보 더 어렵네” 바이오 스타트업 ‘구인난’
[32].매일경제, 2017-02-15, 바이오의학-의료기기 연구개발 인력난 심화…경쟁력강화 대책 확보 시급
[33].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2013), 『NTIS현황-통계(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