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가 맛있다고 생각될 때까지. 내 돈을 내고 마트에서 가지를 구입하고 싶을 때까지 가지 요리를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오늘 도시락 반찬은 가지 무침이다.
애증의 가지는 텃밭에서 아직도 주렁주렁 열매를 내어주고 있다.
스스로 자라는 걸 멈출 때까지 키워볼 생각이다. 11월에 멈추려나...
오늘의 주재료는 텃밭에서 따온 고추와 가지다.
요리를 하기 전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본다.
1. 재료 자체에 스트레스 주지 말 것.
2. 건강에 스트레스 주지 말 것
3. 복잡한 요리 절차로 정신에 스트레스 주지 말 것
4. 맛있을 것
5. 식감이 물컹거리거나 기름지지 않을 것
- 양념 재료는 소금 한 꼬집, 진간장 한 스푼, 들기름 2스푼, 식용유 1스푼, 후추/ 가지, 마늘, 고추 끝.
엊그제 텃밭에서 따온 가지는 10월이라 그런지 겉면이 딱딱하다.
그래서 슬라이서로 잘라보았다.
두껍게 잘라서 볶아도 봤는데, 비주얼은 있으나 물컹거린다.
비주얼은 포기하더라도, 식감이 물컹거리지만 않으면 되어 슬라이서를 사용했다.
슬라이서로 자른 가지에 소금 한 꼬집을 넣어 조물 조물 해둔다.
5분 방치해 둔다.(5분이 중요하다) 닭으로 치면 염지 된 닭이 맛있듯 가지도 소금간이 배이게 한다.
살짝 숨이 죽은 가지는 따뜻해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자체 수분으로 굽는다.(이 부분도 중요하다. 기름을 넣어 처음부터 볶으면 기름이 가지에 스며들어버린다)
살살~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삼겹살 뒤집듯 굽는다.
다 구워질 때쯤 후추를 뿌리고 뒤적거린 후 불을 끄고 큰 접시에 옮겨 담아놓는다.
이렇게 하면 가지 자체가 기름을 머금지 않고 초벌로 구워져서 괜찮다.
빈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조금 넣고 편마늘을 잽싸게 볶다가, 마늘향이 기름에 입혀지면 어슷 썬 고추를 넣어 볶는다. 마늘향과 고추향이 기름에 잘 배어 나올 때 좀 전에 구워둔 가지를 넣고, 간장 1스푼을 추가하여 볶는다. 불을 끄기 1분 전 약불로 줄이고 들기름을 넣어 뒤적뒤적~ 코팅을 시켜준다. 요리 끝.
간단한데 도시락 반찬으로 싸가면 맛있다.
첫째, 얇게 썰어 구움으로써 수분을 날렸기에 많이 물컹거리지 않고, 기름지지 않다.
둘째, 고온에 들기름을 볶지 않고 향을 입히는 코팅정도만 했기에 건강에도 안심이다. 마늘과 고추가 가지의 맛과 잘 어우러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