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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썰 May 29. 2024

좋은 사람

20240529/수/맑음

#우리_아빠  #좋은_사람


일단 반은 이루었다. 난 사람이니까. 잠깐, 과연 그럴까? 순간 떠오른 의문.


좋다 : 성품이나 인격 따위가 원만하거나 선하다.

사람 : 일정한 자격이나 품격 등을 갖춘 이.


사람에도 반도 못 미쳤다.


오전에 회사에서 주최한 강연을 동영상으로 봤다. 시큰둥하게 시작했는데 역시는 역시구나 싶다. 다들 한 방씩은 갖고 있구나. 하긴, 그래야 남들 앞에서 당당히 설 수 있지.

파는 것의 명인들을 찾아다닌 적이 있다. 매번 감탄하며 또 매번 느낀 건 내 건 아니구나였다. 참고는 하되 안 맞는 게 많았다.

잘 파는 사람은 이렇게 판다는 강사는 ‘좋은 사람’을 강조했다. 나랑 생각의 결이 같다. 그럼 난 좋은 사람인가?


‘좋은 사람’하면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동화 ‘우리 아빠’의 표지모델, 아니 주인공, 아니 주인공의 아빠.

난 아빠였고, 지금도 아빠다. 난 좋은 아빠였나? 좋은 아빠일까? 좋은 남편일까? 좋은 친구일까? 좋은 이웃일까? 좋은 선배, 좋은 후배일까? 좋은 매형, 형부일까? 좋은 아들일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걸리는 게 너무 많다.


어제 절반 들었던 김진명 작가의 강연도 내친김에 다 봤다. 정직이 정점인 줄 알았는데 ‘정의’가 뒤따랐다. 정직’만큼 묵직했다.

내면의 힘을 가진 사람과 좋은 사람은 사뭇 닮았다.

아무튼 난 다시 하루하루 좋은 사람이 되어봐야겠다. 외면의 힘을 갖지 못한 핸디캡을 가졌으니 내면의 힘을 키워가야겠다.

다니엘 핑크가 ‘파는 게 인간이다’에서 말한 거처럼 나의 파는 행위가 고객의 삶과 세상이 나아지게 만들 수 있게, 내가 살다 간 세상이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게.


오후에 아들 녀석 전화가 왔다. 어제부터 축제란다. 오늘 밤, 가수 ’넬‘이 출연하는데 아빠가 좋아하는 가수니 직캠을 찍어 보내주겠다고. 좋은 아들.

아들은 지금, 생애 최초 대학 축제의 밤을 만끽하고 있겠구나. 참 좋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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