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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부부 Apr 30. 2020

택배는 나의 힘

by 베를린 부부-Piggy

“stay home”을 권장하는 요즘 우리도 집 근처 산책을 가는 것 외에는 별다른 외출은 하지 않는다. 지금은 베를린도 상점을 들어갈 때나 대중교통을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만 코로나 초기에는 다른 유럽의 나라들처럼 마스크를 하고 싶어도 눈치가 보여서 못했다. 그러다 보니 슈퍼도 나가기 꺼려지고 대중교통은 더더욱 이용할 일도 없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해도 사람이 살면서 필요한 것은 참 많다. 요즘 새삼 더 느낀다. 집에서 세 식구가 붙어서 24시간을 있으니 매끼를 챙겨 먹고 별다른 활동이 없으니 괜히 먹을 것을 더 찾고 화장실도 더 가는 것 같고....안 나가도 소비되는 물품과 음식들을 구하자니 결국 온라인 배송이 답이었다. 한국처럼 로켓 배송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주문하고 다음날 배송되는 아마존 프라임과 배송날짜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아마존 프레시를 돌려가면서 이것저것 주문하면서 생활했다. 지금은 더 반경을 넓혀서 온라인 약국이나 드럭스토어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집에 매일 택배가 오기 시작했다. 배송료를 아끼자니 얼마 이상 주문해야 되고 그러다 보니 당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쟁여둘 것, 사용해본 적(먹어본 적) 없지만 금액도 맞출 겸 이 기회에 주문해보는 것들로 꽉꽉 채워졌다. 아기와 하루 종일 집에서 씨름하자니 이것저것 장난감도 계속 눈에 들어오고 급기야는 실내 인테리어 구상으로 덩치가 큰 것들도 장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주변 지인들의 상황도 별 반 다르지 않은 것 같고 그렇다면 지금 경제가 더 살아나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잡생각도 했다. (당장 우리 집 생활비가 급증했기 때문에)


지금은 가끔 슈퍼를 가기도 하는데도 불구하고 택배는 계속 오고 있다. 오늘도 왔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일 또 다른 택배가 도착할 것이라는 문자가 도착했다.


샴푸 하나를 사더라도 매장에 가서 이것저것 다 맡아보고 구경하고 사고 싶어 하는 나에게는 참 재미없는 소비생활 중이다.




"건축사무실에서 일하는 신랑과 그림 그리는 아내와 아기가 살아가는 베를린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인스타그램 @eun_graf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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