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한 조각을 잃어버려 이가 빠진 슬픔에 찬 동그라미는 잃어버린 한 조각을 찾아 길을 나선다. 많은 일은 겪으며 마침내 딱 맞는 한 조각을 찾게 되지만 살며시 조각을 내려놓고 다시 노래를 부르며 잃어버린 한 조각을 찾아 길을 나선다. 시작과 끝의 다른 점이 있다면 슬픔에 차 노래를 부르던 동그라미가 흥겹게 노래를 부르는 동그라미가 되었다는 것뿐.
사람은 누구나 부족한 부분이 있는 미완성한 작품이다.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자신의 부족함을 그대로 인식하면서 꿋꿋하게 홀로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행복하다고 해석한다. 그래서 지금 부족함 가득 안고 나 홀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거다.
'이런, 이 그림책을 너무 어린 나이게 읽게 된 것이 문제였군!'
잃어버린 조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냥 이가 빠진 동그라미였다. 16년이 지나 책을 다시 읽으니 마지막이 아쉽다. 이가 빠진 동그라미가 딱 맞는 한 조각을 찾을 필요가 없었듯이 꼭 혼자 굴어갈 필요도 없지 않은가. 굴러가며 만나는 많은 풍경에 행복한 것도 좋지만 스쳐갈 뿐이다. 서로 다른 크기, 모양으로 이가 빠진 동그라미가 서로의 길벗이 되어 천천히 함께 굴러가도 행복하지 않을까. 따로인 듯 함께인 듯 그렇게.
처음부터 조각이었던 한 조각이 말한다. '그대 몸에서 떨어진 조각이 나는 아니오. 그 누구의 조각도 나는 아니오. 나는 그저 하나의 조각일 뿐. 설령 누군가에게서 떨어진 조각이라 하더라도 그대의 조각만은 결코 아니오!' 한결같이 같은 자리에 놓여있는 조각은 이가 빠진 동그라미의 조각인지 애당초 맞춰볼 생각도 없이 자신과 연결 지어질까 봐 선수를 친다.
나를 닮은 것이 이가 빠진 동그라미 인지 한 조각인지 의문이 든다.
처음부터 흥겨웠던 하루살이는 이제야 슬픔에 차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