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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이호이 Aug 27. 2021

의미를 찾는 건 원래 어려워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게 어려운 분들께 드리는 작은 위로

과학을 공부하다 보면 인간과 다른 존재들 간의 구분이 어려워진다. 물리적으로 볼 때 자연은 모두 우주계를 관통하는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화학자의 시선에서 보아도 우리 몸은 다른 동식물처럼 물질들이 서로 법칙에 의해 상호작용하고 있는 것과 같다. 생물학적으로 보면 아주 약간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조차 진화를 거듭해오다가 우리가 다른 종이라고 불리는 것들과 길을 다르게 걷게 된 순간 이후부터 우리 인간만의 역사가 시작되어 차이점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 조차도 전체 역사로 보면 구분되기 전의 시간이 월등히 많은지라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훨씬 많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DNA의 기준으로 바라보면 여름철 음식 주변을 돌아다녀 짜증 나는 초파리와 내가 같은 물질들로 DNA를 구성해 같은 메커니즘으로 살아가고 후대에 정보를 이어준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길을 걸으며 보게 되는 예쁜 꽃들과 주인 옆에서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개는 인간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아직까지 인간과 다른 동식물을 구분하는 기준을 찾는 건 과학보다 인문학이나 철학의 영역인 듯하다. 아쉽게도 인문학이나 철학적 지식이 부족해 구체적이고 탄탄한 근거를 기반으로 기준을 찾지는 못했다. 다만, 다른 동식물에 비해 인간마다 다른 행동을 하고 같은 물질을 두고도 반응이 격렬하게 나뉠 수 있는 건 가치판단을 굉장히 자주 다양하게 한다는 것이고 그건 곧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사람만의 모습이 있어서 그런게 아니겠느냐는 허술한 판단이 머리속에 떠오른다. 


그런 이유에 더해서 다른 동식물이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걸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기준으로 삼은 이유이다. 물론 인간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에 근본적인 의문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조금씩 과학에 의해 고통이나 생각 같은 건 다른 동식물도 할 수 있다는 게 밝혀지고 있다. 그에 비해 다른 동물이나 식물이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한다는 걸 측정할만한 방법이나 지표를 구현해내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적어도 수십 년은 지나야 적절한 측정값이 쌓일 테니 오랜 시간 부정당하지 않을 좋은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삶의 의미를 크게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도 좋아하는 것이나 이루고 싶은 것들이 있고 그것이 삶을 지속해나갈 이유가 될 만큼 거대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것들도 모두 삶의 의미가 아닌가 싶다. 

어떤 사람들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들에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는 건 살아갈 이유가 없는 것이고 삶의 동력이 사라지는 일이다. 

누군가는 죽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인간에게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건 일종의 본능일 수 있다. 다른 동물들이 생존이나 번식의 본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인간에게 삶의 의미를 찾는 건 내재되어 있는 속성일지도 모르겠다. 


본능을 충족시키는 건 매우 어렵고 고된 일이다. 동물들은 생존하는 본능을 달성하게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다. 어떤 동물은 본인의 색을 바꾸거나 성을 바꾸고 해상 생물이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육지에서 먹이를 찾기도 한다. 번식을 위해서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심지어 수컷 사마귀는 번식을 위해 죽을 위기를 감수하고 암컷 사마귀 등 뒤에 붙어 번식을 시도한다. 그 결과로 대다수의 수컷 사마귀는 번식 전후에 암컷 사마귀에게 잡아 먹힌다.


이처럼 동물이 본능을 실현하기 위해서 다른 자연에 대항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을 보낸다. 그 과정은 일시적이지 않은데다 죽는 그 순간까지 계속된 노력으로 가득 차 있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힘들어하거나 의미를 찾았다고 하더라도 본인과 주변 환경이 변하면서 계속 해서 달라지는데서 크게 좌절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사람들이 하는 고민은 넓은 의미로 바라보면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인지도 모르겠다.


위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본능을 충족시키는 건 본래 어려운 일이고 평생을 걸쳐 계속해야 하는 일이다. 

인간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게 본능이라면 당신이 의미를 찾지 못하거나 시간이 흘러 의미가 퇴색되어 힘든 건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연적으로 당연한 일이다. 

어차피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찾아가야 하는 거라면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하나씩 찾아나가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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