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대화만 보면 누가 한국인이고 누가 외국인인지 모르겠다. 난 아직까지 한라산을 올라본 적이 없는데 남편은 3년 전에 한라산을 등산했다.
3년 전 남편은 온 아시아를 여행중이었고 2019년의 마지막날과 2020년의 첫날을 한국에서 보냈다. 우리는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당시 일에 치여살던 나는 남편을 따라제주도까지는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남편은 그 때 같이 못가 너무 아쉬웠다며, 한국에 자리잡으면 가고 싶은 첫 번째 장소로 제주도의 한라산을 꼽았다. 경관이 아름다운 건 물론이고,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면서도 등산 난이도가 크게 어렵진 않기 때문이다. 겨울에 눈 덮인 산을 오른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테지만. 그것도 나중에 도전해보고 싶다.
남편의 말을 듣고 그려 본 한라산. 그리고 그 앞에 신난 바보 두명!
한라산 다음으로는 설악산에 갈 것이다. 몽글몽글 하얗게 눈꽃이 핀 겨울의 설악산은 내가 남편을 데려가고 싶은 곳 1순위이다. 그 다음엔 조금 남쪽의 천축산 불영계곡, 그 다음엔 좀더 남쪽의 청송 주왕산, 서쪽으로 와서 덕유산과 지리산, 광주의 무등산과 정읍의 내장산, 그리고 또 다른 산들까지 우리나라를 한바퀴 돌면서 산행을 하는 게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