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건강한 줄로만 알았던 내가..

by 규티뉴

내가 나를 잘 모른다는 말은 참으로 역설적인 말이다.

내 몸이고, 내 생각이고, 내 마음인데 내가 아니면 누가 가장 잘 알 수 있을까?

이 글을 쓰는 나도 그 생각을 가지고 30년을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감기에 걸려 열이 난다거나 어디 뼈가 부러져서 아프다는 1차원적인 얘기가 아니다.

원인 모를 불안, 초조, 답답함, 불면, 뻐근함, 불편함, 통증이

가랑비에 바짓가랑이 젖듯 조금씩 내 삶을 덮기 시작했다.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했고, 이유 없이 잠들기 힘들었다.

이유 없이 목과 어깨가 무거웠고, 알 수 없는 불안이 엄습해 왔다.

회사에 출근해서 가만히 자리에 앉아있는 것조차 나에겐 고문이었다.

처음에는 별일 아닌 듯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나는 늘 문제를 잘 극복해 왔던 사람이니까.


내가 뭘 했겠는가?

당연히 병원을 갔다.

무슨 병원을 갔겠는가?

모든 종류의 병원을 갔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내과, 심장내과, 한의원..

생각보다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않아 종합건강검진을 비롯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검사를 다 받아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과는 어땠을까?

깨끗하단다. 여전히 젊고 건강하다고 한다.

사람이 미칠 노릇이다.

‘정신력이 약해진 것일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분명 꾀병이 아니었다.

정말 나는 죽을 것 같이 힘들고 아팠다.

차라리 누군가 죽을병이라고 진단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분명한 원인이라도 있다면 그나마 위안이라도 될 것만 될 것만 같았다.


결국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다.

갖은 문제로 인해 불면이 심했기에 의사 선생님께 증상을 자세히 얘기하고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를 처방받았다.

다행히 그 독한 약들의 효능은 굉장히 강했고, 이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문제를 해결한 줄로만 알았다.

그렇게 쉽게 해결됐으면 이렇게 책까지 쓰지도 않았겠지.

keyword
이전 01화내가 나를 가장 잘 안다는 착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