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월세는 가고 세금만 외로이 남아

나의 쫄망 투자기

by Mira

2016년 여름

나는 결코 회사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는

비극적 예상 앞에 아무런 대책이 없어 불안했다.

불안은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고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했다.


휴가 대신 A 지역의 수익형 부동산을 보러 다녔다.

분양 사무소의 달콤한 영업 멘트와

새로운 지역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약 8%의 수익률을 장담하는 분양사의 말을

cross check 하거나

미래 전망을 할 실력도 없는 상태에서

분양가 1억 8천만 원의

오피스를 분양받았다.


주택 임대와는 달리 임차인 신경 쓸 것도 없고

무엇보다 제2의 코엑스가 될 지역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도파민과 함께 뿜어져 나왔다.


2019년 분양완료 계약

대출 1억(금리 4% 초반)

실투자금: 7천5백

보증금 : 500만 원/ 월세 55만 원


막상 입주를 시작하니

그 지역의 오피스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공급은 넘치고

수요는 적은 상황


시장의 원리는 가차 없었다.


현실은 시베리아 벌판의 찬기운이 돌았다


막상 입주 시점에는

월세 55만 원도 겨우겨우 맞춰지는 수준.

수익률은 5% 이하로 급락,

게다가 보유세. 부가세. 중계비용 등을

계산하면 4%도 안되었다.


2025년, 현재

제2의 코엑스가 완공되기는 했는데,

주변에 새 오피스는 더 많이 공급돼서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


완전 쫄망한 투자가 되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내가 감당할 만한 손실이라는 거.

사실 8%의 수익을 예상하고

분양받을 때,

도파민에 취한 나는

한 채 더 분양받을까 했었다.

고맙게도!

그 분양사가 나를 말려 줬다.

아직 처음 투자하시는 거니까

일단 1채만 해 보세요.


만약

내 도파민이 시키는 대로

2채를 분양받았더라면

나의 슬픔도 두 배,

손실도 두 배가 되어

앓아 누었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분양사 중에는

고객의 손실을 예상하면서도

여러 채를 분양받도록

영업하는 사람도 있다는 거.

전문용어로 그걸

"멕인다"

라고 표현하더라.


손실은 확정인데,

이 공간을 내가 활용하면 어떨까?

4년 6개월 뒤에

퇴직하면

나만의 일할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지만

나란 인간은

집에서는 거의 연체동물이 되어서

조금은 직립보행을 유도해 줄

공간이 필요하다.


퇴직하면 나만의 업무공간이 없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

매일 가야 하는 곳이 없다는 게

해방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1억 4천에 매도하실래요?


읔!

무려 4천만 원의 손실을 확정해야 한다니.

열정도 좋고

노력도 좋은데,

운이 안 좋았던 걸까?

무식했던 걸까?

반성의 모드를 잠시 갖고....


AI에게 물어봤다.

4천만 원의 손실을 보고 매도 후 생기는 현금 4천만 원으로

주식+비트코인 투자 시 수익 시뮬레이션

VS

4~5년 후 나의 사무실로 사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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