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0km만큼의 거리

캐나다, 어디까지 가봤니?

by 캐나다 노마드

캐나다 워킹홀리데이(워홀)는 낭만이다.

돈을 벌면서 배낭여행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영어로 처음 친구도 사귄다.


카메라를 좀 더 가까이 대보자.

물감을 풀어놓은 게 분명한 호수 주변도 거닌다.

에메랄드 레이크

호수라고? 속은 게 분명하다. 그럼 어때. 바다같이 끝없이 펼쳐진 호수에서 물멍을 때린다.

온타리오호수. 파도도 치고, 끝도 안 보이는데 호수라니.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사슴 가족. 도심 한복판에서 교통사고 소식을 전해주는 엘크.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캐나다 구스에 익숙해지다가도. 깜짝 놀랄 문화차이와 엄청나게 크고 짠 피자 같은 날들이 이어진다.


새로 사귄 캐나다 친구로부터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는다. 살포시 크리스마스 트리에 걸어본다. 이제는 따스하기까지 한 눈 내리는 겨울의 익숙한 풍경이다.

트리에 걸린 카드 - Your friendship is a blessing


, 후기,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캐나다와 캐나다 워홀의 이미지 이려나.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웹툰으로 봤을 때 같은 기분이려나. 타향살이. 고단한 여행. 힘든 부분이야 당연히 있겠지만, 실제로 겪어내지 않은 제3자의 시선은 스크린에 투영된 낭만을 쫓을 뿐이다.


내가 갖지 못한 건, 왜 더 커 보일까?



대놓고 욕만 안 했지 나머진 다 했다.

20대의 끝자락에. 그래도 매달 나오는 월급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렇게 자위해 봐도 답답한 속이 나아질 리 없다.


위험에 대처하는 반응은 도망. Flee다.

진짜 미치도록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 이직은 아직 받아주는 데가 없고 옮기자니 경력, 회사 레벨. 모든 게 애매하다.


남들은 잘만 사는 거 같은데 나는 뭐가 이리 불만일까. 그렇게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지 않는가?


내가 그랬다. 2008년 즈음.



안 해본 일. 겪지 않은 일에 두려움이 없을 수 없다. 그런데도 브런치를 열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당신과 나의 물리적인 거리는 8500km 남짓이다. 이미 캐나다에 와 있다면 훨씬 가깝겠지만.


이 책이 그 거리를 좁혀 줄 것이다.


캐나다 취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가보진 못한 나라에 대한 환상. 한국 경력과 학력. 청춘과 미래의 경력 공백. 다시 돌아가서 겪을 일들. 남기 위해 해야 할 결정들.


내가 모든 것에 답을 줄 순 없지만, 적어도 스크린에 투영된 낭만만 쫓도록 두진 않을 예정이다. 캐나다에 남는 다면 더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다시 돌아간데도 캐나다에서의 경력이 헛되지 않도록.


그게 지금부터 독자인 여러분과 내가 같이 걸어갈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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