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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Aug 26. 2024

록키를 담는 사진사 아빠

캐나다 록키 하이킹 - 2권

사진 찍기 좋아하는 아빠

캐나다 딸네 가족 따라다니며

물 만난 고기가 따로 없었다 


옷이 더럽혀지는 게 대수랴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는 게 대수랴 

더럽혀지고 구멍 난 옷에 쏟아질 엄마의 잔소리가 대수랴


이른 아침 에메랄드빛 호수에 비친 록키의 멋진 반영도 

추운 겨울 견디고 예쁘게 핀 야생화들도

멋진 풍경 속 딸과 사위의 모습도 

하나라도 노칠세라 

아빠의 카메라는 쉴 틈이 없었다


그런 아빠를 뒤에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나

이런 날들이 또 있을 줄 알았건만... 


팬더믹으로 막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렸어도

연달은 두 번의 심장 수술은   

장거리 여행에 대한 아빠의 자신감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이젠 광주 현대 아파트 뒷산만 혼자 오르시는 아빠

물 한병 가방에 담아 가쁜 숨 몰아 쉬며 천천히 발을 옮긴다

생일 선물로 딸이 사준 트레킹화 

고맙다는 말만 100번

깃대봉 정자 위에 새신 올려놓고 사진에 담아

딸에게 그리움을 보낸다


아빠의 사진 찍는 뒷모습을 나도 사진에 담아봤다. 그리고 이런 순간들은 또 오리라 생각했었다


아빠가 찍으신 사진들은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동네 호수 사진도 작품 사진이 된다. 


땅을 거의 기다시피 하며 찍으신 아빠의 작품들이다. 


노오란 유채랑 어울릴 색깔의 셔츠를 사위에게 빌려 입고 할배랑 손주가 자전거를 타고 나섰다. 


다람쥐와 할배 - 손주가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포착했다.  


카메라도 무겁지만 저 삼각대는 더 무거웠다. 저걸 가뿐하게 짊어지고 따라다니시던 아빠였다.


친정 뒷산 깃대봉에 있는 정자에 앉아 내가 사드린 트레킹화가 너무 좋다며 사진을 찍어 보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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