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는 걸 힘들어하고 조금만 활동해도 금방 지치고 수시로 피곤을 느끼는 내가 줄곧 들어온 말이었다.
남들은 이 피로감을 다 이겨내면서 하루를 버틴다니 믿기지 않았지만 남들만큼 살려면 어쩔 수 없이 나도 견뎌내야 하는 건가 보다 싶었고 그렇게 살았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쭈욱 들어왔던 이야기들이 적어도 나에게는 적용되는 말이 아니었다.
나는 실제로 연약했고 쉽게 피로해지는 체력저하자였다.
가진 에너지가 적었고 에너지 보충도 쉽지 않은데 효율이 나빠 그마저도 줄줄 새어 나갔다.
알람 소리에 잠자리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아침밥을 먹고 30분을 걸어서 출근을 했는데도 눈을 감으면 바로 잠들 정도로 잠이 깨지 않고, 식곤증이 아님에도 자꾸 눈이 감기고 가끔 의식하지 않으면 숨을 안 쉬고 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입을 모아 모두 그렇게 산다고 했었다.
그리고 의사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어떤 의사는 보통 체력이 되기는 어려울 거라고 했다.
어렸을 때 알았더라면 다르게 살 수 있었을까?
이미 성장이 끝나고 노화가 시작된다는 스물다섯이 되어서야타고난 체력이 약하고 단순한 일상생활을 하기에도 기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는 것으로 체력을 키울 수 없고오히려 그런 생활을 하면 체력이 더 떨어진단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한의사는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소량 자주 먹으면서 운동은 하지 말고 최대한 쉬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대학을 갓 졸업한 스물다섯 살이 그렇게 사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많이 움직여야 하고 많이 도전해야 하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소화하기 쉽지 않은 식사를 해야 했다. 적게 먹거나 천천히 먹으면 육체 건강에는 좋을지 언정 정신 건강에는 많이 해로웠다. 세상에는 나에게 관심 갖는 척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답을 구해야 한다
이런 몸으로 살아가기가 참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 같은 허약한 인간을 위한 건강관리법을 찾을 수가 없다는 게 큰 문제였다. 모든 건강 관리법은 삼시세끼 밥과 반찬, 국을 먹고 소화를 시킬 수 있고 일상생활을 하면 적당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손가락 하나 까닥할 기운 없는 노인을 위한 건강법이라는 건 없었다.
잘 먹어도 안되고
열심히 사는 건 더더욱 안되고
작정하고 푹 쉬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체력을 키우고 남들만큼 살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밑 빠진 독이라면 연못에 던져보기라도 하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남 부럽지 않게 사는 건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언젠가 성인으로서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내 힘으로 돈 벌어 내 손으로 밥 지어먹을 수 있었으면 했다. 숨을 쉬기 위해 힘을 주어 흉곽을 들어 올려야 되는 걸 이 나이에 벌써 하고 싶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숨 쉬고 편하게 먹고 만족스럽게 자고 일어나고 싶었다. 그런 생활을 하려면 건강하다고 말하기도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의 너무나 보통 체력이 필요했다.
그런 보통의 체력을 만들기 위해나 같은 저에너지 인간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비싼 보약을 매번 먹을 수 없고 한창나이에 사회생활도 해야 하니저에너지 인간에게 맞는 건강법을 찾아야 했다.
일단 쉬어야 되는 상태와 운동으로 체력을 키울 수 있는 상태의 중간 단계가 필요했는데 정보가 없었다.
그렇다면나를 위한 건강법을 직접 궁리하고 적용해보면서 직접 찾는 수밖에 없는 듯했다.
어제의 나보다 건강해지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하지만 사회에서 도태되는 것은 안되니 객관적으로도 성장해야 한다. 즉, 나에게 필요한 건저에너지 인간으로 경쟁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마흔이 된 지금,
나는 남들만큼, 어쩌면 남들보다 더 열심히 활동하며 하루를 건강하게 보내고 있다.
졸도할 것 같은 졸음과 싸우거나 숨을 쉬기 위해 힘을 쓰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평범한 매일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