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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하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24화
딸에게 보내는 편지
그 세 번째.
by
그건니생각이고
Feb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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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어느덧 7살이 되었구나.
초보 아빠랑 지내느라 속상한 일도 많았을 텐데,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어서 고맙구나.
덕분에 아빠도 많이 배우고 있고 말이야.
네 앞에서는 정답을 다 아는 것 마냥 잔소리하지만,
아빠도 사실 부족한 것 투성이야.
그런 아빠를 슈퍼맨인 양 믿어주고 잘 따라줘서,
너무 고맙지만 아빠는 사실 미안하단다.
무엇이 너를 위한 최선일까 고민한다지만,
곱씹어 보면 아빠를 위했던
고민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거든.
넌 스스로
충분히 잘하고 있고,
용기 있게 도전하고 있는데
말이야.
얼마 전 대관령 갔을 때, 너무 뭉클했었단다.
체감 영하 20도가 넘는 강추위에 별을 보겠다고
한밤중에 멍에전망대를 갔었잖아?
언덕 끝까지 올라가면 별을 더 잘 볼 수 있었지만
,
엄마 아빤 추워서 더 못 올라가고 멈췄었지.
그때 네가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해.
"조금만 더 가면 되잖아!'
너무 추워서 그만 올라가라는 엄마 아빠의 부름에
너는 저렇게 소리치고 저벅저벅 올라가더구나.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그래.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걸 난 왜
멈춰 섰지?
추위는 같이 느꼈을 건데 왜 난 멈췄을까.
결국 넌 언덕 위에서 별을 보고 내려왔고
,
춥다고 소리치며 웃는 모습에
아빤 너무 뭉클했었단다.
네가 대견한 동시에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웠고
말이야.
잘 자라줘서 고맙구나.
덕분에 아빠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고,
어떻게 살아가야겠단 다짐도 하게 된단다.
너무 사랑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딸아.
2022년 2월 17일
눈물 많은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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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이게 나였다고?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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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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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딸 아이의 아빠이며, 글쓰는 직장인입니다. 육아, 직장 생활 등을 주제로 소소하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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