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난 맨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그 감정을 잊지 못한다. 갈대밭에 딱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계속 두근거리면서 설렜다. 내 가슴이 고장 난 줄 알았다. 그 후, 몇 번 다녀와도 그 느낌은 똑같았고 더 좋았다. 순천만 갈대밭을 다녀온 날에는 첫사랑을 만나고 왔다고 친구들에게 떠들 정도로 나의 갈대밭 예찬은 진심이다.
많은 여행지를 다녀왔고 좋은 경험을 했지만 이곳, 갈대밭은 나를 살아있게 한다. 갈대밭옆 나무 데크길로 걸어가면 사그락사그락 하는 갈대소리가 어릴 때 자장가 불러주는 어머니 목소리 같고 계속 나를 토닥토닥해 주는 느낌이다. 사람마다 다른 느낌이 있겠지만 여행지에서 느끼는 감정은 대부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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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갈대밭
늦은 오후나 이른 저녁쯤, 가을 햇살에 부서지는 갈대밭 풍경은 사진가는 사진을 찍게 하고 화가는 그림을 그리게 하고 음악가는 노래를 부르게 한다. 이리저리 갈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가 생각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