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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어딘가에 있겠지.
'어디다 놨어? 기억 안 나?'
큰 맘먹고 사준 목도리를 네 살 난 딸이 잃어버렸다.
'엄마 괜찮아.'
'뭐가 괜찮아?'
'저번에 모자도 잃어버렸잖아.'
'엄마 다 지구에 있어.'
'뭐?'
'다 지구 안에 있다고 그래서 괜찮아.'
딸이 웃으며 말한다.
맞네. 어디로 사라진 것도 아니고,
그냥 지구 어딘가에 있을 뿐이네.
사소한 것에 마음 쓰며 잃어버린 것에 집착하던 내가 우습다.
그렇네. 모든 건 다 지구 안에 있네.
그렇게 생각하면 또 괜찮네.
그렇네 그럼 엄마가 25년 전에 잃어버린 지갑도 지구 안에 있으니
지갑도 잃어버린 거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