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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가 내렸다

by 유미래


꽃비가 내렸다



숨죽이며 긴긴날 기다렸다

연분홍 사랑을 세상에 내놓던 날

세상을 부러움으로 채웠다


모델이 되어주고

배경이 되어 주며

내가 최고인 것 같았다

풍선처럼 부풀어 높이높이 마음을 날렸다


환상은 오래가지 못하고

밤새 내린 단비에 눈물 흘리듯

꽃비를 날렸다


눈처럼 하얀 사랑은

발아래 떨어져

더 이상 부러움이 되지 못한 채 밟히고

그 자리엔 또 다른 연둣빛 사랑이 달린다


영광도 사랑도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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