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세요~”
내내 아빠 생각에 슬퍼하며 지내고, 오전에는 그 마음을 담아 글도 썼으면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에 오르자마자 “아빠 뭐 하시려나” 싶었다.
0.1초의 짧은 순간 전화를 걸어야겠다는 생각, 그리고서는 곧바로 ’내가 왜 이러나‘.
순간순간 현실을 잠시 잊고 하던 행동을 떠올린다.
생각의 뇌보다 행동의 뇌가 좀 더 빨랐던 순간이었던 걸까. 습관의 무서움이거나, 손쓸 새 없이 평소 마음이 올라온 거거나…
아빠 어디~?
뭐 하세요?
컨디션은 어때요? 약은?
저녁식사는 하셨어요?
저는 이제 일 끝났어요
요즘 너무 바빠요
그래도 걱정은 마세요
안 바빠서 손가락 빠는 것보다는 낫잖아
일 없으면 없다고 더 걱정하실 거면서!
제 건강은 제가 잘 챙길게요
아빤 아빠 몸 신경 쓰세요
가을 밤바람 쌀쌀한데 겉옷 잘 챙기세요
민형이 진짜 많이 컸죠? 말 더 잘해요
갈수록 귀여워요
아빠 보고 싶어요~
애기 보러 또 올라오세요
아님 저희가 한번 내려갈게요
그럼 잘 주무시고 또 전화드릴게요
사랑해요~
라고. 평소처럼 이야기 나누고 싶은 밤.
아빠는 말씀하시겠지.
딸은 저녁 먹었느냐고
늦게까지 고생해서 큰일이라고
일이 그렇게나 많냐고
운동도 하고 건강 챙기라고
오늘 보내준 사진 보니 애기 많이 컸더라고
너무 귀엽고 똑똑한 거 같다고
항상 조심히 다니고 애기도 잘 챙기라고
집에 들어가면 문자 남기라고…
늘 나누던 통화 내용은 별거 없이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었는데도, 매일 느낌이 달랐다.
아빠 목소리만으로도 걱정, 애정, 사랑, 그리움 등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네, 그럴게요. 늘 아빠께서 해 주시던 말씀을 더 잘 따를게요.
아, 울 아빠 목소리 듣고 싶다. 녹음된 거 말고 오늘의 생생한 목소리.
내가 “사랑해요~” 하면 “응 나도 사랑~” 또는 “사랑합니다~” 해 주시던 그 음성.
아빠 얼굴 보고 싶고 어깨에 포옥 기대고 싶고 안기고 싶고 손잡고 싶다.
오늘도 사랑해, 많이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