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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뜰 수 있을까요?
03화
쫄보의 첫 수영수업
#수영일기
by
희윤
Jul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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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입장부터가 난관이었다.
'분명 베테랑분들이 오 실 테니
눈치껏 따라 움직여서 수영장에 들어가 보자'
라고 생각했는데
아뿔싸 모두 같은 마음이었나 보다.
초보 6명이 아주 일찍 오픈시간에 맞춰 모여버렸다.
다 같이 들어오고는
어정쩡하게 다들 락커룸 앞에
서 있다가 기다리던 수영 고인 물분이 오시자
다들 분주하게 눈치껏 옷을 벗고 씻고
드디어 수영장에 입성할 수 있었다.
도대체 몇 년 만의 수영장인가.
더운 여름날 물안으로 들어가니
그것대로 기분이 참 좋았다.
이 수업시간의 초보들,
그중에 단연코 내가 등치도 제일
크고 키도 제일 컸다.
수영장의 깊이는 다행히 그리 깊지 않아
내 가슴팍 아래쯤 해서 차올랐다.
"자, 오늘은 발차기, 호흡법
그리고 물에 뜨는 것까지 할 거예요.'
담당 수영강사샘의 말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니 오늘 뜨는 것까지 된다고요??!!
정말 정말 50분 안에 이게 다 된다고?!
'
수업은 생각보다 빠른 템포로 진행되었다.
" 자, 발차기부터 할 건데,
발등을 쭉 펴고 내려갈 땐 힘을 빼고
올라올 때 발등으로 물을 멀리멀리
차
서 보낸다는
느낌으로 해보는 거예요.~"
"자 그다음엔 엎드린 상태에서 할 거예요~
발등으로 물을 누른다는 느낌으로 하세요!"
아니 이론은 이해가 가지만 어디 몸이 뜻대로 될까.
선생님이 차면 슉슉 소리 나면서 물이 멀리멀리 나가던데
나는 그저 큰 돌멩이가 물에 떨어지듯이
첨벙첨벙 소리만 나고 있었다.
힘들기는 또 왜 이렇게 힘든지.
그렇게 선생님 말에 따라 100번 차다 빨리 차다를 반복..
내 체력은 반도 안 남아 있었다.
"이젠 호흡법을 해볼까요~ 들어갈 때 코로 숨을 음~ 하고 뿜어내고 올라오면서 입으로 파~"
이미 숨은 차오른 상태에 안 해보던 걸 하려니 긴장했을까
수영장 벽을 잡고 얼굴을 담그려는 순간
은근한 공포가 밀려들어왔다.
그렇게 다른 수강생분들이 얼굴을 다 담그며
음파에 적응할 때
나는 코언저리까지만 얼굴을 넣다 뺐다 하고 있었다.
그렇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겁이 많고 적응하는 것에도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었다.
코로 숨을 내뱉는 게 너무 어색해 숨을 계속 참거나
아니면 순식간에 다 뱉어버리고 허우적 대고 있었다.
아마 선생님 눈에도 단번에 보였으리.
내가 유독 허덕인다는 걸.
킥판을 잡고 호흡하며 몸을 나아가보라 했을 땐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을 유독받아야 했다.
감을 빨리빨리 잡는 다른 분들과 달리
나는 참 허우적거렸다.
킥판 덕분에 그나마 나는 처음으로 물속에서
슈퍼우먼처럼 몸을 쭉 펴봤다.
비록 두 다리가, 내 하체가 수평이 되지는 못했지만
처음 느끼는 몸 전체로 온전히 물을 받는
느낌은 꽤나 좋았다.
첫 수업이 끝나고 내 느낀 점은
나는 아직 내가 온전히 뜰 거라는 확신이 없다는 것.
나는 체격만 있지 체력은 없다는 것.
다음시간이 벌써 걱정되면서도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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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나도 뜰 수 있을까요?
01
나도 수영을 할 수 있을까
02
고민은 한평생, 결제는 하루 만에
03
쫄보의 첫 수영수업
04
내 다리가 이렇게 무거운지는 알고 있었지만
05
아침수영반의 열등생은 나
나도 뜰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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