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은 한평생, 결제는 하루 만에

#수영일기

by 희윤

하지만 인간은 나약한 동물 아니던가.

나란 사람은 유독 고민과 무서움과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란 걸

나는 또 잊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수영장으로 갈 것 같던 나는 사라지고

현수막 아래 찍힌 전화번호로

상담조차 받을까 말까 고민하는 나만이 남아있었다.


'생각이 많아지면 용기는 사라진다.'

고민만 질질 끌며 sns 하던 중에 본 글귀였다.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던 글귀였지만 지금 내 모습을

보고 알고리즘이 정신 차리라고 또 보내준 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 상담만 먼저 받아보지 뭐'

나는 알고 있었다.

상담은 형식일 뿐이고 나는 결제를 할 거란 걸.

나는 상담을 받으면 열에 아홉은 바로 결제를 했었다.

그러기에 더욱 망설였는지도 모른다.

상담받으면 정말로 그때부터는 시작일테니.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스멀스멀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현장상담은 시간이 맞지 않아 전화상담을 했다.

그리고 당연하게 바로 결제를 했다.


드디어 첫 수영의 전날.

사실 아무런 생각이 없다가

잠들기 직전부터 실감이 서서히 나기 시작했다.

'나 드디어 시작하는 건가..? 나 수영 배우는 건가..?

나 물에 뜰 수 있는 거야 남들처럼??!'


그러다 다시 걱정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영장 진짜 어렸을 때 말고는 안 가봤는데

가서 어떻게 해야 하지?? 수영복 입고 샤워하나?

샤워하고 입어야 할 텐데 수영복이 잘 입혀지려나??

필요한 건 다 챙긴 건가????'


그렇게 걱정과 검색은 꼬리에 꼬리를 물 시작했다.

'아 샤워 머리 감기 양치까지..

샤워젤 바르고 입으면 좀 더 잘 입히나 보구나..'

자정이 넘도록 찾아보다

새벽녘이 다 되어서야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러곤 아침에 눈을 뜨고 후회했다.

'아 진짜 수영 내가 왜 월 수 금 나간다고 했어

아니 수영 왜 한다 했어 진짜 너무 피곤하다.'

정말 작도 전부터 이런 생각부터 하는

나란 사람이 참 의지박약하다고 느끼며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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