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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윤 Jul 15. 2024

나도 수영을 할 수 있을까

#수영일기

'두고 봐 내년엔 바다사자가 될 거야.'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구명조끼조차도 믿지 못해

구명조끼에 튜브까지 낀 내가

친구들에 의해 저항도 못해보고 발이 닿지 않는

풀장에 끌려갔다 나오면서 한 말이었다.


친구들이 슬라이딩 점프대에서 놀 때도

나는 그저 빠지지 않기 위해

발을 동동거리면서 구경밖엔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남은 건

튜브에서 빠질까 힘을 뽝 주느라

알이 가득 배긴 양팔

'나도 타보고 싶었는데..' 하는 아쉬움들뿐이었다.




'수영도 안 바래. 다들 물에 뜬다는데 왜 나는 안 뜨는 거야.'

몸에 힘을 빼면 된다는데 도대체 어떻게 빼라는 걸까

당장에 물속으로 내가 가라앉는데 힘을 어찌 빼..!


물에 뜨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콜라병, 맥주병이라는데

내가 딱 그 사람들 중 하나였다.

아니지 콜라병 맥주병은 병이라도 늘씬한데

나는 맥주픽쳐병 정도는 될까.

그것도 유리로 된 게 있다면 그게 딱 내 이야기였을 테다.

유리맥주픽쳐병.

무거워서 가라앉는.


모태 뚱뚱이로 살아왔기에

무게가 많이 나가서 내가 못 뜨는 게 아닐까 했는데


나보다 키 크고 등치도 큰 오빠는 수영은 못해도

물에 잘 떠다니는 걸 보고 이건 그냥

내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


도대체 왜 나는 뜨지도 못하는 걸까

나도 둥둥 떠다니는 느낌을 알고 싶은데!

그때 당시엔 기어코 수영을 배우겠다 했지만


다짐은 여름이 또 지나가면서

그렇게 또 잊혀만 갔다.


그러다 요즘 날이 갑자기 더워

여름이 순식간에 다가오면서

그리고 개인적인 일로 생긴 공허함에

발버둥 치며 이것저것 하려는 내게

운명처럼 한 광고 현수막이 보였다.


'여성 전용 수영장 오픈'

그래, 어쩌면 여긴 내 운명의 그곳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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