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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윤 Jul 17. 2024

고민은 한평생, 결제는 하루 만에

#수영일기

하지만 인간은 나약한 동물 아니던가.

나란 사람은 유독 고민과 무서움과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란 걸

나는 또 잊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수영장으로 갈 것 같던 나는 사라지고

현수막 아래 찍힌 전화번호로

상담조차 받을까 말까 고민하는 나만이 남아있었다.


'생각이 많아지면 용기는 사라진다.'

고민만 질질 끌며 sns 하던 중에 본 글귀였다.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던 글귀였지만 지금 내 모습을

보고 알고리즘이 정신 차리라고 또 보내준 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 상담만 먼저 받아보지 뭐'

나는 알고 있었다.

상담은 형식일 뿐이고 나는 결제를 할 거란 걸.

나는 상담을 받으면 열에 아홉은 바로 결제를 했었다.

그러기에 더욱 망설였는지도 모른다.

상담받으면 정말로 그때부터는 시작일테니.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스멀스멀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현장상담은 시간이 맞지 않아 전화상담을 했다.

그리고 당연하게 바로 결제를 했다.


드디어 수영 날.

사실 아무런 생각이 없다가

잠들기 직전부터 실감이 서서히 나기 시작했다.

'나 드디어 시작하는 건가..? 나 수영 배우는 건가..?

 나 물에 뜰 수 있는 거야 남들처럼??!'


그러다 다시 걱정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영장 진짜 어렸을 때 말고는 안 가봤는데

가서 어떻게 해야 하지?? 수영복 입고 샤워하나?

샤워하고 입어야 할 텐데 수영복이 잘 입혀지려나??

필요한 건 다 챙긴 건가????'


그렇게 걱정과 검색은 꼬리에 꼬리를 물 시작했다.

'아 샤워 머리 감기 양치까지..

 샤워젤 바르고 입으면 좀 더 잘 입히나 보구나..'

자정이 넘도록 찾아보다

새벽녘이 다 되어서야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러곤 아침에 눈을 뜨고 후회했다.

'아 진짜 수영 내가 왜 월 수 금 나간다고 했어

아니 수영 왜 한다 했어 진짜 너무 피곤하다.'

정말 작도 전부터 이런 생각부터 하는

나란 사람이 참 의지박약하다고 느끼며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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