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무 잘못이 없어요.
마음치유로 치유할 수 없는 마음
며칠 전부터 지속되던 우울로 자꾸만 죽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왔다. 집 앞에 있는 골목을 지날 때도 나란히 서있는 나무를 보며 어디쯤 목을 매달아 죽으면 좋을지 자리를 찾아보았다. 행복한 감정들이 삶 속에 하나 둘 피어나도 밤이면 금세 시들어버렸다. 극단적인 감정과 삶에 대한 무기력함에 지쳐 우울의 늪을 헤어 나오지 못했다.
갈수록 낮아지는 자존감을 통제할 수 없었고 개선시키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이대로 마침표를 찍고 아무것도 없을듯한 세계로 떠나가고 싶었다. 숱한 날 눈물을 쏟아부어 받게 된 두통과 아침에 퉁퉁부은 눈을 보는 것이 싫었다. 모든 우울한 감정을 거부하고 홀가분한 마음을 가지고 싶었다.
요즘은 누군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으면 화를 참지 못했다. 무시하려고 했던 행동이 아니었지만 과대망상과 지레짐작으로 사람을 의심하고 스스로 자존감을 낮춰갔다. 처음에는 화가 났다가 이후로는 '내가 부족해서 그러는구나. 결국 나는 쓸모가 없구나.'라는 결론으로 베개를 흠뻑 적시곤 했다.
어제는 눈물을 쏟는데 눈물이 나는 순간도 싫었다. 모든 게 싫고 스스로를 더 혐오스럽게 느꼈다. 한때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봐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점점 그런 생각들도 눈물에 묻혀졌다.
점점 내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래서 죽음을 생각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것만이 온전한 나의 선택이라 믿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해야 하는 것도 힘이 든다. 이루지 못하면 나는 영원히 이 우울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이룬다한들 다른 이유로 슬퍼하고 괴로워할 것만 같다.
인생은 엄청난 비극이다.
내가 너무 감성적이라서 이런 걸까.
어릴 때는 내 눈꼬리가 날카로워 양쪽 눈을 잡아서 쭉쭉 내리곤 했다. 어젯밤 화장실에서 거울을 봤는데 내 얼굴이 울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젠 다시 눈꼬리가 올라갔으면 하는 마음에 허탈함을 느꼈다. 살아가는 흔적이 얼굴에 고스란히 남는다고 하는데 내 얼굴을 보면 참 씁쓸해진다. 위안을 삼아보자면 슬픔이란 감정을 솔직하게 마주하고 있다고 믿는 수밖에 없다.
정신과는 오히려 정상적인 사람이 다닌다.
위와 같은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영상을 찾아보았을 때 그들은 특별할 게 없었다. 그저 경쟁사회, 빈부격차, 차별 등의 이유로 상처 받았을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힘을 주고 싶다.
요즘 마음치유가 이슈라고 한다.
내 생각에는 마음치유가 아니라 사회를 치유하는 것이 시급하다.
당신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용기 내어 말하고 싶다.
"당신은 아무 잘못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