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심이 만든 그림자
인간은 참으로 묘하다.
어떤 이는 빵 한 조각에도 감사를 느끼지만, 또 어떤 이는 전 세계가 자신을 주목하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그 불안을 덮어주는 이름이 바로 ‘공명심(功名心)’이다.
최근 뉴스를 보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에 집착하며, 곳곳의 분쟁에 강압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등등, 전 세계 모든 전쟁과 분쟁에 개입하고 있다.
언뜻 보면 평화를 향한 노력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노벨상을 받고 자기 이름을 남기려는 욕망이 전면에 드러난 장면으로 여겨진다.
나는 그 기사를 읽으며 문득 생각했다.
공명심이란 것은 본래 나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누군가의 인정, 세상의 박수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치면, 오히려 관계를 왜곡시키고 갈등을 심화시킨다. 강요된 합의는 오래가지 못하고, 외부의 박수만을 좇는 평화는 언제든 무너진다.
사실 우리 일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직장에서, 모임에서, 심지어 가족 사이에서도 우리는 누가 더 인정받는가에 예민해진다. 작은 승리 앞에서 흘러나오는 미소 뒤에는, 어쩌면 나를 드러내고 싶은 공명심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진짜 빛나는 이름은 남이 불러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남겨두는 것이다. 억지로 쟁취한 평판은 쉽게 사라지지만, 묵묵히 쌓아온 신뢰는 세월이 흘러도 남는다.
트럼프의 강압적 중재 외교가 보여준 것은, 어쩌면 인간 본성이 가진 가장 오래된 그림자일 것이다. 나는 그 그림자를 보며 내 삶을 비춘다. 나 역시 순간의 박수를 좇으며 본질을 잊은 적이 있지 않은가.
결국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라, 우리가 남긴 흔적의 결이다.
진정한 평화든, 작은 일상의 관계든, 공명심이 아니라 진심이 길을 열어야 한다.
*이미지: 네이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