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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좌천 로망스 다리를 걸으며 벚꽃을 본다.

by 방송작가 최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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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긴 여운의 1박 2일 진해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했다. 작년 이맘 때의 진해 벚꽃은 팝콘처럼 만개 했었다. 4년 만에 개최된 군항제였고, 신도 그 마음을 알았는지 일찍 꽃망울을 터트렸는데, 올해의 예측은 모두 틀렸다. 이른 벚꽃 개화는 일년 전 이었고, 올해는 예정대로 벚꽃이 필듯하다. 바쁜 일상에서도 봄꽃과의 만남은 나에게 그 자체로 행복이 된다. 벚꽃이 만개할 때 였으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괜찮다. 벚꽃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필테니까. 여좌천 로망스 거리를 걸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어릴적 좋아했던 드라마, [로망스]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그 대사가 선명히 기억되는건 당시엔 파격적인 소재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교사와 학생이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 자체가 신선했다. 세월이 지나서 드라마 속 명장면은 흐릿하지만 명대사와 촬영장소는 기억한다. 매년 4월이면 진해를 떠올리고 이 벚꽃거리를 걷는 이는 아마도 드라마 [ #로망스] 시청자가 아니었을까. 다시 생각해도 좋은 작품의 힘은 위대하다. 그리고 아름다운 진해의 봄은 날씨에 상관없이 모든 순간이 예쁘다.

#여좌천로망스다리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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