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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이 농부의 길-"갑을 농원"
이은호 원장님!

[농부가 만난 사람들-14]

by 최담

"내가 먹는 것이 내 몸이 된다"라는 말은 진리다. 넘쳐나는 먹거리의 홍수 속에서 어떤 것을 먹고 살아가느냐는 중요한 과제다.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 곡물은 유전자 조작으로 개량된 씨앗이나 모종으로 키운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본능을 거세하여 인간에게 보기 좋고 부드러운 고기만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전락시켰다. 그 결과물들이 지나치게 번지르하고 과도하게 크며 요란하게 색깔 좋고 자극적인 달콤함으로 포장되어 화려한 식품 진열대에 자리한다. 당연히 가격은 비싸진다. 비싼 돈으로 감춰지고 치장된 외형의 맛과 멋을 구입하고 있다.


제대로 알고 나면 먹을 게 거의 없다. 농부의 삶을 살면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현실이 그렇다. 좋지 않은 먹거리는 서서히 우리 몸을 파괴한다. 오랫동안 쌓여가며 상처를 남긴다. 증상과 고통이 한순간에 나타나지 않기에 이상 징후를 알고 나면 치명적인 질병이 된다. 이런 문제점들을 제대로 인식하며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진짜 먹거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참 농부들이 있다. 먹거리 만으로도 건강을 지키고 아픈 몸을 치유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들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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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은 정직한 농부다. 자연에 순응하고 본성으로 작물을 키워내며 사람을 살리는 참 농부의 길을 생활 속에서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다. 원장님의 가지런한 밭에는 다양한 작물이 자라고 있다. 전부 토종이다. 토종은 해마다 씨를 받아 다시 심어 기른다. 토종이 아닌 작물은 그렇게 할 수 없다. 다국적 식량 기업들이 종자를 개발, 보급하면서 사람과 땅은 죽이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면서 살아남는 운영 방식 때문이다.

진짜 농부는 작물을 위해 땅을 살린다. 어떤 화학비료나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오직 땅의 기운과 영양을 먹고 자란 작물만이 보약이 된다. 땅을 살리기 위해 유황 농법을 고수하고 있다. 유황은 토양 살충효과와 토질 개선을 통해 작물 본래의 약성을 좋게 만든다. 농장에서 나온 계분도 원장님께 납품하고 있다. 최고 농부의 손에서 최상의 땅이 만들어진다. 그 땅에서 최적의 거름을 양분 삼아 작물들이 뿌리내리고 자란다. 그렇게 길러낸 결과물들이 사람을 살리는 명약이 된다는 신념으로 농사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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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몸집의 원장님은 단단하고 맑은 분이다. 몸과 마음에서 우러나는 모습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큰 시련이 있었다.

은행원으로 앞만 보고 달려가던 원장님은 젊은 나이에 위암 선고를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큰 수술을 하고 겨우 살아났다. 건강을 잃고 은행도 퇴직했다. 마흔을 앞두고 있었다. 다시 살아야 했기에 건강에 관심을 가졌다. 그때 운명처럼 '인산의학'을 접하게 됐다. '인산의학'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죽염을 만들고 자연 속에 존재하는 토종 약재를 연구하며 방방곡곡 인술을 펼쳐 신의로 이름을 날린 인산 김일훈 선생님의 철학과 가르침을 정립하고 실천하는 이론이다. 인산 선생님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 출간된 "신약본초"를 독파하고 인산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인산의학의 핵심은 자연에 있는 좋은 재료를 활용해 우리 몸에 면역력을 기르고 치유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알고 있었던 사실들과 거의 상반되는 내용이었다. 충격이 컸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공부는 이 원장님의 삶 전체를 바꿔 놓았다.


원장님은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작품을 만드는 마음으로 농사를 짓는다. 절정의 시기에 건강을 잃고 흔들릴 때 자신을 붙들어 주고 일으켜 세운 방법을 그대로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일념 때문이다. 만날 때마다 기존에 알고 있었던 상식과 일반화된 식습관을 깨우는 지혜를 전수해 주신다. 어렵지 않고 거부감이 들지 않는 생활 속 실천 방법들이라 하나씩 따라 하려고 한다.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게 건강하게 사는 것'이라는 당연한 말이 평소에는 늘 공염불처럼 들린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평범한 진리 또한 건강하다고 생각할 때는 인식하기 힘들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말을 되새기고 되새기며 실천해야 한다.


원장님은 농부이면서 전통식품 분야의 명인이다. 몇 해 전 전통양엿 분야에서 명인으로 지정되었다. 오랜 전수 기간과 꾸준한 연구 개발을 통해 유황오리 약엿, 수영 엿, 사리장 등을 직접 만들고 있다. 원장님의 집 한편에는 양엿을 만들기 위한 커다란 무쇠솥과 경주에서 공수해 온 조선 소나무 장작이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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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아프지 않고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이 원장님의 집과 밭, 일터 곳곳에 담겨 있다. 원장님은 오롯이 자신의 체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전파하고 있다. 젊을 때 보다 더 건강한 모습으로 일하고 계신 원장님이 모든 것을 보여주는 증표다.


아프다고 절대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제대로 알고 먹는 것에서 길을 찾아야 된다는 원장님의 단호한 말씀을 모든 분들께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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