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번역하는 엄마 Jan 16. 2021

초보 번역가 일감 구하기 제2편

<번역이 궁금해> #5. 나를 알리자

오늘은 지난 글에 이어 초보 번역가가 일감을 구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에이전시의 종류와 검색, 지원 방법에 대해서는 지난 글에서 다루었으니 혹시 못 보신 분들은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초보 번역가 일감 구하기 제1편


출신학교 연결고리 최대한 활용하기


이 부분은 통번역 관련 대학원이나 전문기관 출신자들에게만 해당될지도 모르겠는데요. 제가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던 2000년대 후반만 해도 전문 통번역사를 꿈꾸는 사람들이 진학하는 곳은 통번역대학원이 거의 유일했습니다. 그런데 2년 입시를 준비하고 대학원에 입학해 공부하는 3~4년 사이 통번역대학원을 개설하는 학교도 늘고 ~센터라는 이름으로 인력을 양성하는 곳 많이 생겨나더라고요.


대학원이든, 센터든 전문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분들이라면 해당 기관에서 운영하는 취업게시판이나 동문 커뮤니티를 적극 이용하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나온 학교의 경우 한때 취업게시판을 별도로 운영했습니다. 일감 소개가 주요 기능인 동문 커뮤니티는 아직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고요. 통번역 전문 인력을 위주로 구성된 네트워크기 때문에 일감이나 단가도 일반 시장보다 괜찮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프리랜서 번역가의 번역 시장 입문기를 다룬 너, 어디까지 팔아봤니?를 참고해 주세요.


일감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 만들기


대학원이나 통번역 전문기관 출신자의 경우 학교가 어느 정도 비빌 언덕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해당 기관을 졸업, 혹은 수료했다는 것만으로 하나의 자격증처럼 인식이 되고 교수님, 동문 추천 등을 통해서도 일이 들어오니까요. 그러나 이런 언덕이 없다고 일을 못 구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주변에 봐도 학부 졸업장만으로도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께는 우선 Daum, Naver 등 각종 포털사이트의 통번역 관련 카페에 가입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런 곳에도 괜찮은 일감이 종종 올라오더라고요. 단, 카페라는 특성상 검증되지 않은 업체도 많기 때문에 믿을 만한 업체인지, 단가가 너무 낮은 것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링크드인 등록입니다. 사실 이건 국내 업체보다는 외국 업체를 겨냥한 것인데요. 최대한 자신의 학력과 경력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수시로 업데이트합니다. 통번역 관련 이력 외에 회사를 다닌 이력이 있으면 어떤 분야에서 어떤 업무를 했는지도 구체적으로 써두면 좋더라고요. 예를 들어, 전문 통번역가 이력 외에 마케팅 관련 경력이 있으면 마케팅이나 비즈 쪽 통번역에 포커싱 해서 일이 들어오더라고요. 이건 제 경험입니다.


세 번째는 외국 에이전시입니다. 통번역 서비스의 경우 프로즈 닷컴(proz.com)이 가장 유명한데요, 이건 글로벌 통번역 취업사이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만큼 다양한 일감이 몰려 있어 내가 원하는 분야의 일만 선택해서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고객사가 나를 선택해 준다는 가정 하에서요. 고객사의 평가 등을 반영해 통번역사의 등급도 매겨집니다. 최근 이곳의 시스템을 모방한 국내 에이전시도 속속 생겨나는 추세입니다.


일감 구할 때 몇 가지 팁


일감을 구할 때 몇 가지 팁을 드리면, 먼저 국/영문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최대한 정성스럽게 준비해두는 것입니다. 사실 이건 프리랜스 취업시장이라는 전쟁터에 나갈 때 반드시 갖추어야 할 총알이죠. 최대한 성의껏 작성해서 내 이메일로 보내두고 적절한 일감이 눈에 보일 때 회사명만 바로 수정해서 보낼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면 일단 속도전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메일 작성 요령인데요. 프리랜스 통번역의 경우 고객사와의 소통은 대부분 메일로 이루어집니다. 이때는 기본적인 멘트와 이력사만 달랑 보내는 것보다는 간략하게나마 지원하게 된 동기와 포부 등을 메일 내용에 작성하는 게 좋습니다.


아무리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초로 채용한다고 해도 같은 조건이라면 메일 작성부터 각종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최대한 성의를 보인 지원자에게 눈길이 가는 건 인지상정이겠죠. 인력 채용도 사람이 하는 부분이니까요.


실제로 저도 고객사의 요청으로 통대 출신자들의 인력 채용을 몇 번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요, 기본 멘트와 이력서만 보내는 분들보다는 같은 메일이라도 지원하게 된 동기와 포부 등을 밝히며 최대한 성의껏 작성해 주신 분의 이력서를 한 번 더 보게 되더라고요.


인맥, 학맥 총동원하기


앞서 언급한 내용이 새로운 루트를 뚫어가는 것에 대한 설명이라면 이 부분은 내가 가진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내용입니다. 일단 저는 프리랜스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제가 가입한 SNS의 프로필을 구체적으로 업데이트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통번역을 업으로 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린 것이죠. 이렇게 해두면 SNS로만 소통하는 선후배들에게 "아, 쟤가 통번역 일을 하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저는 대학 선후배 찬스로 종종 번역 일을 한답니다.


제가 거래하는 번역 에이전시도 이런 식으로 인연이 닿은 곳인데요. 대학 동문 SNS를 통해 80년대 학번 어떤 선배님께서 꽤 오랫동안 출판번역을 해오신 분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알고 보니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번역하신 베테랑이시더라고요. 저희 과 출신 중에 통번역 하는 분들은 많지 않아서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선배님께 쪽지를 보내 인사를 드렸는데, 선배님께서 얼마 후 직접 에이전시를 차리시게 됐고 제가 영어 쪽 번역가로 합류하게 됐답니다. 안면도 없는 선배님께 쪽지를 보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용기를 냈고, 선배님도 흔쾌히 받아주셔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네, 이렇게 해서 총 두 편에 걸쳐 초보 번역가가 일감을 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니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 있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참고하셔서 본인에게 맞는 방향으로 방법을 찾아나가시면 될 것 같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전 02화 초보 번역가 일감 구하기 제1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