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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역하는 엄마 Jan 13. 2021

초보 번역가 일감 구하기 제1편

<번역이 궁금해> #5. 번역 에이전시 종류


<번역이 궁금해> 제1편 "너, 어디까지 팔아봤니?"에서는 초보 번역가로서 번역 시장에 입문했던 과정에 대해 말씀드렸죠. 오늘과 내일은 번역 일감을 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루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앞서 제가 출판 에이전시를 언급했더니 번역 일을 하신다는 한 구독자님께서 일반 에이전시와 출판 에이전시의 차이를 물어오셨습니다. 해당 구독자님은 출판 쪽 에이전시가 별도로 존재하는지 몰랐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에이전시의 개념과 함께 일반 번역 에이전시와 출판 에이전시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보겠습니다.


에이전시란?


번역사가 내게 일감을 주는 고객사와 1:1로 거래를 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수수료를 떼이지 않고 번역비 전부를 내가 가져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초보 번역가는 어디서 일감을 구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그런 번역가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곳이 바로 에이전시죠.


에이전시는 번역 일이 필요한 기업, 정부기관 등을 번역사와 연결해 주는 중개인 역할을 합니다. 에이전시는 중개 수수료로 이익을 창출하고요. 따라서 에이전시를 통해 일감을 구하면 번역사에게 돌아오는 몫이 그만큼 작아집니다. 보통 에이전시는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번역 일감을 중개하는 번역 에이전시출판사의 번역 일감을 중개하는 출판 에이전시로 나뉩니다. 물론 두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에이전시도 있습니다.


번역 에이전시 vs. 출판 에이전시 


둘이 차이는 뭔가요?


1. 번역 에이전시


가장 흔한 형태의 에이전시입니다. 번역 일감을 가진 기업과 번역사를 연결해 주는 곳이죠. 초보 번역가가 가장 쉽게 진입할 수 있는 루트 중 하나입니다. 네이버에 '번역 에이전시' 이렇게만 쳐도 수많은 곳이 죽 뜹니다. 그럼 목록을 작성하고, 몇 군데 추려 좀 더 구체적으로 서치한 뒤 최종적으로 괜찮다 싶은 업체를 추립니다. 웬만한 에이전시는 홈페이지에 프리랜서 번역사 지원할 수 있는 안내 문구가 있을 거예요. 그쪽으로 이력서 보내고 연락 오면 샘플 테스트 받은 후 일을 시작하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아무 업체와 덜컥 계약을 하면 절대 안 됩니다! 자칫 말도 안 되는 단가에 실컷 일만 하다 그 돈조차 못 받을 수 있거든요. 가끔 페이스북 동문 페이지에 이런 문의 글이 올라옵니다. "혹시 OO 에이전시라고 아시나요?" 그럼 밑에 댓글이 죽 달리죠. "거기랑 절대 거래하지 마세요. 좀 이상한 곳이에요." "요율도 너무 낮더라고요." 소위 블랙리스트 에이전시들이죠. 그래서 서치를 하실 땐 반드시 여러 루트를 통해 정확하게 알아보셔야 해요.


제 경험상 일반적인 번역 에이전시에 대한 고객사나 번역가의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을 하다 보면 고객분께 종종 이런 하소연을 듣습니다. "사실 이거 에이전시에 맡겼던 건데 퀄리티가 너무 낮아서 번역사님께 다시 의뢰 드리는 거예요." 이런 불신 때문인지 요즘은 통번역대학원 출신 번역사만 따로 고용해 높은 퀄리티를 보장하는 에이전시가 많이 생겨나는 추세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좀 비싸더라도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고, 번역가 입장에서도 신뢰를 기반으로 일감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죠.



2. 출판 에이전시


번역 에이전시가 사기업과 정부의 번역 일을 알선해 주는 역할을 한다면, 출판 에이전시는 출판사와 번역가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번역 에이전시에서 출판 중개까지 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은 출판 전문 에이전시를 통해 번역서가 탄생합니다. 물론 번역가가 출판사와 직접 거래를 한다면 에이전시를 통하는 수수료가 사라져 금전적으로 훨씬 유리하겠지만, 초보 번역가에게 출판사와의 직거래를 뚫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출판 에이전시도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들 역시 상시로 프리랜서 번역가를 구하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통해 이력서를 제출하면 됩니다. 제 경우 이력서 등록 후 한 달 내로 연락이 왔고 몇 번의 검토서 작업 후 바로 첫 책을 작업했습니다. 대형 에이전시의 경우 한 달에도 수백 권의 책이 이들 에이전시를 통해 번역되고 발간되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비교적 기회는 많습니다. 초보 번역가로서는 아주 큰 강점이죠.



다만 제 경험상 에이전시 별로 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에 번역가에게 돌아오는 몫은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대형 에이전시의 경우 소형 에이전시에 비해 각종 프로세스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 건 장점이지만, 교정을 포함한 제반 프로세스가 결국 인건비 등 비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소형 에이전시에 비해 수수료는 좀 더 높은 것 같습니다. 에이전시 규모나 종류별로 일장일단이 있으니 이 점을 고려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네, 이렇게 오늘은 에이전시의 개념과 종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에이전시 외에 번역사들이 일감을 구할 수 있는 루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할게요.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덧) 본 글은 영어 번역가로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기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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