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능력, 세상의 절친 해피영희입니다

by 해피영희

출근길 휴대폰 진동이 울립니다. 짧게 지나가는 것으로 보아 메시지가 왔나 봅니다.

나의 호기심은 빨간 신호가 잡히는 틈을 놓치지 않고 휴대폰 메시지를 슬쩍 내려봅니다.

카톡 메시지입니다.


“안녕하세요 ^^

어머니 다치신 곳은 잘 회복되고 있으신지 걱정이어요. 연로하신 부모님들 뼈 다치시고 여기저기 아프실 때 자식으로써 정말 맘 아프고 힘들더라구요.


오늘 사과 택배 상자 받아보실 거여요~

베이비 홍로 사과 착즙하려고 남겨두었던거.... 홍로 좋아하시는 영희님 생각나서 몇 개 골라 담았어요. 너무 작다고 웃지 마세요~ ㅋㅋㅋ


태풍에 떨어진 사과를 구해주신 그 고마운 마음 항상 잊지 않고 있습니다.

어머니 빠른 쾌유를 기도하며,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바라요♡”


갑자기 이유도 없이 눈물이 납니다. 이게 감동인지 위로인지 부끄러움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나, 인생 참 잘 살아야겠다. 대충 살면 안 되겠구나’하는 반성과 고민이 올라옵니다.

늘 느끼고 생각하지만 인생이란 것이 참 신비한 힘이 있습니다.


2019년 12월, 어느 부동산 방에서 만난 어리고 야무진 여자분이(열매님) 책 저자를 초빙해서 강의하는 이벤트를 개최한다는 공지를 띄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해당 책을 사고, 강의참가비를 내면 그 돈이 기부로 연결된다고 합니다.


책 좀 읽는다는 내가, 기부라는 것도 살짝 관심 있는 내가, 인생에 조금 멋있는 척 살고 싶은 내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이벤트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한창 호기심 천국으로 세상의 새로운 얘기를 찾아다니고 있었거든요.


책도 사고 서울까지 가서 강의도 들었습니다. 그날 저도 울산이라는 먼 곳에서 갔지만 대전, 광주, 거제 등에서 미라클 모닝 리더, 글쓰기 리더, 대단한 내공의 소유자 등 엄청난 열정의 에너지들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있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에너지에 압도되어 깊은 흥분과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곳이 제게는 정말 초우주의 연결과 기적이 숨 쉬고 있는 기회였습니다.

그날 만난 깊은 인연 한 분이 씨앗이 되어 현재 제가 1년 이상 진행하고 있는 무쓰무행(무조건 글 쓰고 무조건 행복해) 프로젝트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그날로부터 책 기부 행사는 벌써 10회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발생하는 이익금은 불우청소년, 미혼모, 저소득층 등 다양한 이들에게 책으로 기부되는데 제1회 기부처는 울산의 미혼모 시설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평소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기부 시설과 연결하는 가치 있는 경험도 했습니다.


그러니 이곳 분들은 제게 단순한 언어로 정의되는 그런 가벼운 곳이 아닙니다.

삶이 잘 풀려도 사는 것이 어려워도 찾게 되는 마음의 신앙 같은 곳입니다.

작년 가을 큰 태풍이 지나가고 온 세상이 정전에 나뭇가지도 부러지고 아수라장이 된 아침 누군가

“윤슬님 사과 농장 피해는 없으세요?”

“ㅁㅁ님 감사합니다. 사과가 다 떨어져서 낙과 수거하고 있어요. ㅠ”


‘아~ 속상하겠다. 조금 있으면 추석인데 저렇게 사과가 떨어져 버리며 상품도 안되고 어쩌냐?’

그리고 윤슬님이 올려준 사과를 보는데 너무 예쁜 겁니다.

‘어라, 저거 먹는 데는 상관없겠는데.’

저는 변비가 너무 심해서 10년 전부터 아침이면 공복 생수 한잔과 사과를 꼭 먹고 있습니다.


또 못 참고 오지랖이 발동하고 말았습니다. 우리 윤슬님은 너무 곱고 여린 아가씨라 분명 말 못 하고 속앓이 할 것이 눈에 보였거든요.

“윤슬님, 저 365일 사과 먹어요. 떨어진 사과 저한테 싸게 파세요?”

그러자 다른 분들도 “좋은 생각이에요. 저도 살래요.”


냉큼 개인 톡을 해서 가격을 물어보고 단체톡 방에 공지했습니다.

이게 참, 사람이 돈 이야기가 또 어렵잖아요. 그것까지는 제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오~ 그런데 우리 기부 천사 리더님이 멋진 펀딩 이벤트를 기획하고 네이버폼 주문서를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사과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로 2회가 이어지구요. 윤슬님은 그동안 아주 큰 사과 판매 이익금을 정기적으로 기부해 주신 기부 천사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맛있는 사과도 먹고 또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이 구조가 정말 감사합니다. 남편은 새로운 농산물이 등장하면 그럽니다.

“여보, 이것도 그 기부 뭐시기 하는 데서 산 거야?”“ㅋㅋㅋ 그래 기부 뭐시기 하는 데서 산 거야.”

그런데 오늘 윤슬님이 힘든 저를 위해 생각하지도 않은 사과를 보내주신 겁니다. 윤슬 사과는 제가 먹어 본 사과 중 단연 최고입니다. 단단하고 아삭하고 예쁜 빛깔이 눈과 입과 머리를 동시에 행복하게 해 줍니다.


세상은 돌고 돕니다. 어느 세찬 비바람에 자식 같은 사과와 함께 떨어진 어린 마음을 보듬어 주었더니 크고 고운 빛으로 자라 오늘은 힘들고 지친 제 마음을 위로합니다.

최근 여러 이유로 몸이 피곤하고 아프며 마음의 에너지가 빠지는 시간입니다. 자꾸 삶의 긴장들이 사라지고 나는 그러면 안된다며 안간힘을 쓰며 혼자만의 줄다리기를 하고 있던 시간입니다.

천사가 보낸 메시지 하나로 마약 같은 몸의 호르몬이 일순간 번지며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샘 솟습니다. 마지막 한 방울 에너지가 떨어지려는 이 순간 이처럼 생명수를 만나도록 하는 신은 분명 개구쟁이임에 틀림없습니다.


에잇~ 역시 저는 ‘우울’은 안 됩니다. 어디 감히~

저는 무한능력, 세상의 절친 해피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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