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불안한 감정을 아이에게 숨겨야 한다
“누나들 이쁘다”
어제 투표하고 집에 가는 길에 예쁘게 단장한 여학생 둘이 종종걸음으로 우리 옆을 지나갈 때 민준이가 큰 소리로 내뱉은 말이다.
“작은 소리로 말해야지. 다 들리게 말하면 어떡해.”
난 아이에게 그렇게 말하면 창피하다고 말하고 작은 소리로 말하라고 했다.
그러나 심리 선생님은 이 일에 대해 나에게 중요한 말씀을 했다.
“ 그렇게 말하면 아빠의 불안한 감정이 아이에게 전이돼서 앞으로 똑같은 상황이 오면 아이는 불안해지며 감정을 속일 수도 있어요.”
난 선생님께 며칠 전 일을 말씀드렸다.
아이가 유튜브에서 잔인한 게임을 검색했다고 나에게 고백해서 난 왜 그런 걸 검색하냐며 화를 냈다.
“미안해. 자꾸 마음에서 그 게임을 검색해 보라고 시켜.”
선생님은 아마 아이가 검색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말하면 혼날까 봐 마음이 시킨 거라고 말했을 거라고 말씀했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다른 감정을 말하거나 누가 시켰다고 말하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감정, 행동, 생각이 서로 다르게 될 수 있어요. 아이의 어떤 감정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해서 그걸 바로 지적하지 말아 주세요.”
“ 아, 저 누나들 예뻤어? 내가 봐도 예쁘네.”
“ 아, 그 게임이 궁금했어? 아빠도 궁금하긴했어.”
이런 식으로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며 공감해주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잘 말하게 되고 행동과 생각도 감정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씀했다. 잘 못 된 점이 있다면 시간이 지나서 편하게 말해주면 된다고 했다.
“ 그런 게임 보면 무서운 생각 때문에 잠 못 잘 수 있을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때?”
“큰 소리로 말하면 누나들이 다 들을 것 같은데? 그럼 싫지는 않겠지만 부끄러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때?”
발달장애 아이들은 이차적인 정신질환에 걸리기 쉽다. 그 이유가 유전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약이나 부정적 피드백일 수도 있다. 정신이 건강해 지기 위해선 먼저 아이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고 공감해 주어야 한다. 아이의 감정을 사랑해야 아인 자긴의 감정대로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할 수 있다.
발달장애가 감정의 불일치를 보이는 조현병과 무관하지 않다. 거기에 어떤 관계가 숨어 있을지는 잘 모르지만 막연하게 두려워하기보다 먼저 할 일이 있다.
아이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일.
공감해 주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