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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하이커 Jan 10. 2018

나는 아직 도쿄를 모른다

시티 하이커 도쿄 City Hiker Tokyo



도쿄는 일본의 수도이고, 세계 3대 도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일본에 가기 시작한 지 다섯 번째쯤 돼서야 도쿄에 처음 방문했다.

첫 도쿄는 친구 D와 1박 2일로 갔던 긴자 바 투어​였다. D는 그전에 먼저 콘서트 때문에 도쿄에 간 적이 있었는데, “서울과 정말 비슷해. 도쿄에 도착했는데 마치 서울에서 지하철 타고 여행 온 것 같더라고.” 라고 말했다.

그래서 더욱 기대치가 낮았다. D의 말대로 공항버스에서 내려 처음으로 도쿄 거리를 걸을 때, 서울과 다른 점을 찾기 어려웠다. 학교도, 직장도 서울이라 서울에 너무 익숙했기에 도쿄라는 도시에 딱히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정말 매력 없는 도시’라고 생각했다.



거리는 깨끗하고 정갈했다. 쓰레기나 담배꽁초 하나 없었다. 그러나 그게 다였다. 싱가포르에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왠지 싱가포르도 이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했다. 차라리 싱가포르는 열대지방이라 이국적 이기라도 하지. 도쿄는 서울의 쌍둥이 도시 같았다.

그러나 이 삭막한 도시 여행에 생기를 불어넣은 건 '긴자 바 투어'라는 테마 여행이었다.

단 하나의 주제로 일관된 일정을 구성한 것은 이 여행이 처음이었다. 너무 많이 먹어 여행 다녀와서 다시 체중을 감량하느라 힘들었던 것을 제외하면, 그 '미식'의 경험 자체는 강렬했고 즐거웠다. 마치 사진을 찍듯이, 그 장소에서 느꼈던 기분과 분위기는 세월이 훌쩍 지난 지금에도 기억 속에 각인되어있다.

1박 2일로 짧은 일정이었으나 정말 알찼던 여행이었다. 중간에 관광 명소 등 다른 일정을 넣지 않았기에, 그 여행이 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 후, 도쿄를 다시 보게 되었지만 이건 도쿄가 매력적으로 느껴져서라기 보다는 테마여행의 힘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듬해 봄, 골든위크 기간에 6일이라는 꽤 긴 시간 동안 도쿄에 머무르며 생각이 바뀌었다.

테마가 없더라도 도쿄는 충분히 매력이 넘치는 도시였다. 긴자는 도쿄의 수많은 장소 중 한 곳일 뿐이었다.



그곳은 걷기 좋고, 힙한 도시였다.

도쿄역과 긴자​ 주변만 돌아봤던 나에게 나카메구로, 다이칸야마​, 미타카​, 카구라자카​와 같은 곳들은 신선했다. 도쿄는 서울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츠타야 서점, 나카메구로
츠타야 서점, 다이칸야마


여행을 좋아하지만 같은 도시를 일곱 번씩이나 방문한 것은 도쿄가 처음이다. 3년 동안 여러 번 도쿄에 올 때마다 나의 관심사는 수시로 변했다. 처음에는 긴자에서의 나이트 라이프와 식도락, 그다음은 도보 여행에 관심을 가졌고 근래에는 세계 곳곳에서 대여해오는 수준 높은 기획전​ 때문에 도쿄를 찾고 있다.


라 카구, 카구라자카

나의 취향이 변할 때마다 도쿄라는 도시도 수시로 얼굴을 바꿔왔다.


우시고메 카구라자카

아직도 내가 가보지 못한 도쿄의 장소들이 수두룩하다. 대다수가 도쿄에 가면 꼭 방문하는 도쿄타워, 시모키타자와, 지유가오카 등에 아직 가보지 못했다.


나리타 공항


나는 아직 도쿄를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도쿄에 방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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